롯데 자이언츠 우완투수 김사율(33)은 구단 역사를 새로 쓴 선수다. 2011년 시즌 중 마무리 보직을 맡으면서 20세이브를 기록했고 작년에는 34세이브를 올리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2년 연속 20세이브 고지를 밟은 것과 동시에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30년 동안 2년 연속 20세이브를 올린 선수가 김사율 외에 없었다는 사실은 롯데의 묵은 고민이 불펜이었음을 쉽사리 짐작케 한다. 실제로 롯데는 박동희와 강상수 외에는 강한 인상을 심어준 마무리투수가 없었다.
2년 동안 롯데 뒷문을 완벽하게 단속했던 김사율, 하지만 올 시즌은 중간계투로 시즌을 시작할 전망이다. 그러한 조짐은 이미 스프링캠프부터 보였다. FA를 통해 영입했던 정대현이 건강한 몸으로 시즌을 시작할 수 있게 됐고, 김사율에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던 양승호 전 감독이 물러나 어느 정도는 예상됐던 일이었다.

김사율은 시범경기 4경기에 출전해 3⅓이닝 5실점을 하며 불안감을 노출했다. 사실 21일 창원 NC전에만 5실점을 했을 뿐 나머지 경기에서는 단 한 명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포지션 경쟁자였던 정대현은 3경기에서 2⅓이닝을 소화하며 2피안타 무실점으로 안정감을 보여줬다.
결국 정민태 투수코치는 정대현이 마무리를 맡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밝혀 김사율은 중간계투소 시즌을 시작하는 것이 결정됐다. 롯데는 정대현이 마무리를 맡게 되면서 작년보다 한층 단단해진 불펜진을 구성하게 됐다.
마무리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다른 팀들에서 본다면 롯데는 사치스러운 고민을 하고 있던 셈이다. 마무리 자리를 빼앗긴 김사율이지만 그는 "나보다 잘 하는 사람이 있다면 자리에는 연연하지 않는다. 팀 승리에만 보탬이 되면 된다"고 평소 이야기해 왔다.
김사율이 중간계투로 보직을 바꾸게 되면서 롯데는 더욱 견고한 필승조를 갖췄다. 김시진 감독은 "좌완 둘(강영식, 이명우), 우완 둘(김사율, 최대성), 언더 둘(김성배, 홍성민)로 중간투수는 구색을 갖췄다"며 만족스러운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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