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타자들이 파울 커트를 잘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경기를 해보니 그런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오늘은 일단 실전 감각을 찾는 데 집중했다”.
기록은 아쉬웠으나 분명 성공할 수 있는 부분도 확실히 보여준 첫 등판이었다. 두산 베어스의 새 외국인 좌완 개릿 올슨(30)이 자신의 한국 무대 첫 실전 경기를 마치고 투구를 자평했다.
올슨은 27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경찰청과의 연습경기에 선발로 나서 3이닝 동안 1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3개) 2실점을 기록한 뒤 1-2로 뒤진 4회초 김강률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최고 구속은 146km였으며 슬라이더-체인지업 등을 시험했고 팀이 1-3으로 패하면서 올슨은 이날 연습경기 패전 투수가 되었다.

경기 후 올슨은 “만들어가는 과정의 첫 단계를 치렀다고 생각한다. 3회 공이 약간 높아진 것을 빼면 효율적으로 던졌고 구위도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닝 소화 능력은 스스로 키워야 하는 부분이니 일단 첫 등판만 치면 나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뒤이어 그는 한국 타자를 실전에서 처음 상대한 데 대해 “노 스윙 스트라이크를 잡기가 쉽지 않더라. 파울 커트 능력들이 좋았다. 그러나 오늘은 내가 하고 싶은 투구를 하고도 싶었던 만큼 아직 한국 타자들을 알았다고 보기는 이르다”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여줬다.
특이점이라면 대다수의 좌완과는 달리 마운드 3루 측에 붙어 투구했다는 것. 올슨에게 투구판 오른쪽 가장자리를 밟고 던지는 이유를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지난 시즌까지는 나도 마운드 가운데나 1루 방면으로 붙어서 던지는 스타일이었다. 그러나 직구가 테일링되어 역회전되는 스타일이라 당시 코칭스태프가 ‘3루 쪽으로 붙어서 던지는 것이 구종과의 조화도가 좋을 것 같다’라는 조언을 했다. 나도 그 이야기에 납득했고 이후로는 3루 측에 붙어 던지고 있다”.
견제 동작에서 재빠르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한국 타자들이 출루 후 많이 뛰는 스타일이라는 평은 들어 의식은 약간 하고 있었다. 그러나 도루 타이밍을 언제로 잡을 지 아직 내가 파악하지 못해서 지켜보고자 했다”라며 의도된 투구였음을 답한 올슨은 더스틴 니퍼트(32)가 조언한 부분이 있는지 묻자 “구위나 무브먼트가 좋다는 칭찬을 하더라”라고 말했다.
올 시즌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 중 절친한 선수를 묻자 “크리스 세든이나 조조 레예스(이상 SK), 레다메스 리즈(LG) 등을 알고 있다”라고 답한 올슨. 그는 지난해까지 SK-삼성에서 뛰던 브라이언 고든(오클랜드)의 전 동료로서 한국 리그에 대한 좋은 평을 받고 타국으로 발길을 옮긴 케이스다. 고든은 올슨에게 어떤 조언을 했을까.
“한국 타자들은 풀스윙을 하기보다 컨택에 능해 파울 커트 등으로 투수를 괴롭게 하면서 탈삼진을 어렵게 한다고 하더라. 무엇보다 고든이 2년 간 한국에서 재미있는 일이 많았다고 하길래 나 또한 매력을 느꼈다”.
끝으로 올슨은 올 시즌 목표에 대해 “경기 당 최대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다. 못해도 경기 당 6~7이닝을 던져 가능한 한 계투 부하를 줄이는 선발 투수가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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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