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 개시' 이선구, "홈에서 세리머니 하게 두지 말자했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3.27 22: 13

"아침에 선수들과 미팅을 하면서 우리 홈에서 챔피언 세리머니를 하게 해주지는 말자고 했다".
노장의 자존심이 반격의 1승이라는 결실로 되돌아왔다. 벼랑 끝에서 생명줄같은 1승을 움켜쥔 이선구 GS칼텍스 감독은 흥분이 어린 얼굴로 기자회견에 나타났다.
GS칼텍스는 27일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2(21-25, 16-25, 25-16, 26-24, 15-7)로 물리치고 벼랑 끝 1승을 챙겼다. 그야말로 기사회생이었다. 1, 2세트를 먼저 내주고 끌려가던 GS칼텍스가 풀세트 접전 끝에 역전 드라마를 써낸 것이다.

이 감독은 "일방적으로 끝날 수도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IBK기업은행이 성급하게 나왔고 그 때 블로킹으로 승부를 봐야겠다하고 최유정을 넣은 것이 성공적이었다"며 "선수들이 끈기를 보여줬다. 3세트 고비에서 배유나의 멋진 수비 두 개로 사기가 올랐고 베띠가 결정을 내줘서 역전할 수 있었다"고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2패로 벼랑 끝에 몰려있었던 GS칼텍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게 됐다. 우승도 우승이지만, 이대로 무너질 수 없다는 자존심이 만들어낸 결과였다. 이 감독은 "아침에 선수들과 미팅을 하면서 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 홈에서 챔피언 세리머니를 하게 해주지는 말자고 했다"며 "지더라도 멋지게 지자, 얼굴 붉히지 말고 웃으면서 하고 지더라도 후회없이 지자고 이야기했다. 2세트 경기를 그렇게 한 것은 욕먹을 일이지만 3세트서 사기를 살렸고, 선수들이 견뎌내준 것이 대견하다"고 미소를 보였다.
벼랑 끝에서 반격의 1승을 거두며 사기를 끌어올린 GS칼텍스는 29일 같은 장소에서 IBK기업은행과 챔피언결정전 4차전을 갖는다. 창단 2년만에 통합우승을 거두고자 하는 막내의 열의가 승리할지, 안방에서 남의 잔치를 여는 것을 봐줄 수 없다는 언니들의 자존심이 승리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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