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개막전 매진 불투명, 그 이유는?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3.28 06: 31

한국 프로야구는 4년 연속 개막전 전 구장 매진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우승은 야구인기 폭발의 기폭제가 됐고 곧바로 2009년 개막전 매진으로 효과가 나타났다.
한국 프로야구 인기 중흥에는 롯데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후 롯데는 뚜렷한 팀 컬러를 보여주면서 최고 인기구단으로 떠올랐고, 사직구장에는 항상 구름관중이 몰렸다.
특히 개막전과 포스트시즌 등 큰 경기에서 사직구장 표를 구하는 건 하늘의 별 따기였다. 해당 경기의 예매를 시작하면 불과 몇 십분만에 매진되는 일이 반복됐다. 작년 롯데의 사직 개막전도 판매개시 27분만에 예매분 2만2000장이 모두 팔렸다.

그렇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롯데는 지난 15일부터 개막전 예매를 시작했다. 예년이었으면 순식간에 매진됐을 사직구장 입장권이지만 올해는 아직 매진 소식이 없다. 예매를 시작한지 2주 가까이 지난 28일까지 그렇다.
개막을 이틀 앞둔 28일 현재 30일 한화와의 개막전에는 4800여개의 잔여석이 남아 있다. 또한 31일 경기는 잔여석이 1만1000여석이나 된다. 예년이었으면 생각도 못 할 일이다.
롯데 구단은 예상치 못한 흥행저조에 당혹스러운 눈치다. 구단 관계자는 "우리가 체감하는 부산의 야구인기는 여전한데 개막전 표가 아직 다 팔리지 않은 건 좀 의외"라고 말한다. 또 다른 관계자는 "3년 연속 한화와 개막전을 해 조금은 식상해서 매진이 안 된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래도 기다리면 결국 매진될 것"이라고 했다.
사실 롯데는 올 시즌 목표관객을 발표했을 당시 가장 큰 관객 낙폭을 기록했다. 작년 136만8995명이 찾아 경기당 평균 2만742명으로 전체 1위를 기록했던 롯데는 올해 목표관중 115만명을 적어 냈다. 작년 대비 무려 -16%다. 구단 관계자는 "경기수도 줄어들고 주말 경기도 줄어서 그렇다. 결국 시즌을 마치면 130만명 정도는 오지 않겠나"라고 말한다.
이와 같은 부산야구 흥행의 이상기류는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익명을 요구한 야구 관계자는 "WBC 부진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겠지만 롯데의 팀 컬러가 바뀐 것도 한 이유인 것 같다"면서 "야구 격언 중에 '공격은 관중을 불러오고 수비는 승리를 불러온다'라는 말이 있는데 지금 롯데가 그렇다. 투수력은 강해졌지만 예전과 같은 공격야구가 보기 힘들져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에 이대호, 홍성흔, 김주찬 등 스타들이 빠져나간 것도 이유"라고 짚었다.
개막을 불과 이틀 앞둔 가운데 사직구장 개막전에는 아직 자리가 남아 있다. 일시적인 현상일지, 아니면 올 시즌 프로야구에 영향을 줄 대형 사건일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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