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사이드암투수 우규민(28)이 선발투수로서 맞이하는 첫 시즌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LG 김기태 감독은 지난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시범경기를 앞두고 우규민-임찬규-신정락으로 토종선발진을 확정지었다. 우규민은 27일 구리 LG 2군 구장에서 열린 연습을 마친 후 선발로테이션에 진입한 것과 관련해 “지금 심정은 설렘 반 기대 반이다. 사실 조금 걱정되기도 한다”고 웃었다.
프로 11년차 베테랑투수 우규민은 이전까지 선발투수보다는 불펜투수의 색이 강했다. 풀타임 1군을 경험하기 시작한 2006시즌부터 불펜에서 62경기·75⅔이닝을 소화하며 17세이브 평균자책점 1.55로 두각을 드러냈고 이듬해 LG의 마무리투수가 됐다. 2007시즌 30세이브로 LG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떠올랐지만 이듬해부터 부진, 2009시즌을 마치고 경찰청에 입대했다.

경찰청 입대는 우규민에게 또 다른 길을 열게 했다. 스스로 불펜투수라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 선발 등판을 자원했고 퓨처스리그 최고의 선발투수가 됐다. 우규민은 2011시즌 퓨처스리그서 15승 무패 평균자책점 2.34로 북부리그 최우수 투수상을 차지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지난 시즌, 다시 불펜에 자리했지만 경찰청에서의 경험이 결코 헛되지 않음을 증명했다. 2012년 6월 16일 군산 KIA전에서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의 장염으로 긴급 선발 등판, 7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다. 1군 첫 선발 등판부터 퀄리티스타트와 선발승을 따낸 것이다. 당시 우규민은 “여기가 2군이라고 생각하고 던졌다”고 말했다.
올 시즌에 대한 힌트도 여기에 있다. 우규민은 퓨처스리그 기록이 말해주듯, 적어도 2군 무대에서는 완성된 선발투수였다. 수준급 구위와 제구뿐이 아닌 자신의 투구폼을 활용한 타이밍 싸움과 수비력 등을 모두 갖췄다. 결정구 부재란 물음표도 경찰청에서 체인지업을 연마하며 지워갔다. 토종 선발진 3인방 가운데 프로무대서 풀타임 선발 등판을 경험한 이는 우규민이 유일하다.
우규민은 올 시즌 목표와 관련해 “몇 승을 올리겠다는 생각보다는 빨리 경기를 끝내겠다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를 것이다. 야수들이 지치지 않게 빨리 승부할 것이다, 그래야 호수비도 나오고 공격에서 타자들도 잘 친다”며 “2군에 있을 때 낮 경기를 많이 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투수가 마운드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따라 야수도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프로야구 최단시간에 도전한다는 목표로 공격적으로 던질 것이다”고 밝혔다.
시범경기에선 일장일단이었다. 13일 창원 NC전과 20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 등판했는데 각각 5이닝 무실점과 5이닝 5실점을 올렸다. 두 경기 모두 볼넷은 없었다. NC전에선 야수들의 호수비가 나왔고 타선도 순조롭게 점수를 뽑았다. 하지만 롯데전은 그렇지 않았다. 롯데전을 마친 후 우규민은 “공격적으로 던졌다. 시범경기인 만큼 타자들을 시험해보는 측면도 있었다”고 말한 바 있다.
차명석 투수코치는 개막을 3일 앞두고 “토종 선발진 3명이 20승을 합작하는 게 목표다”고 했다. 우규민이 자신의 의도대로 마운드를 운용한다면, 차 코치가 세운 목표 또한 이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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