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일 났다. 제일 못 치고 있으니까".
'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은 전형적인 슬로 스타터다. 정규 시즌을 위한 준비 과정인 시범 경기에서 타율 1할2푼9리(31타수 4안타) 2타점에 그쳤다. 27일 대구구장에서 만난 이승엽은 "(시범경기에서 1할대 타율을 기록했는데) 기분이 좋은 건 아니다. 위기다 위기"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대만에서 감기에 시달리는 바람에 몸무게가 3kg 빠졌다"는 이승엽은 "컨디션은 더 좋다. 체중이 빠져 몸놀림이 가벼워졌다"고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2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삼성 라이온즈는 시범경기에서 2승 6패 3무로 9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에 머무르며 야구 명가의 자존심에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 그래서 일까. 일각에서는 위기설이 대두되기도 한다.
이에 이승엽은 "지려고 해서 진 게 아니라 이기려고 했는데 졌다. 상대가 잘 했다. 어떻게 보면 마음을 다잡을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회로 여겼다. 이어 그는 "타 구단 모두 강해졌다. 어느 구단할 것없이 전력이 좋아졌다. 특정 구단에 대해 말할 수 없지만은 전반적으로 다 좋아졌다"고 덧붙였다.
수치상 성적은 기대 이하지만 현재 타격감은 나쁘지 않다. 이승엽은 "타격감은 나쁜 편이 아니다. 다만 경기할때 공을 막 친 것 같은데 공을 많이 봐야 할 것 같다. 대만에서도 컨디션이 좋았는데 공을 좀 더 멀리 보내려고 장타를 많이 치려고 하다가 스윙이 커진 것 같은데 시범경기 후반부터 마음을 다잡고 짧게 스윙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또한 "공이 배트 중심에 맞아야 앞으로 뻗어 나가니까 아무리 세게 쳐도 배트 중심에 안 맞으면 소용없다. 안타 안타 위주로 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은 올 시즌 개인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 경신 등 한국 프로야구사에 큰 획을 그을 만한 대기록을 세울 전망. 하지만 그는 나보다 우리를 말했다.
그는 "한국시리즈 3연패가 우선이다. 파란 유니폼을 입은 우리 선수들의 의무이자 목표다. 전훈 캠프에서도 하나의 목표를 향해 열심히 노력했다. 시즌이 끝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뛸 것"이라며 "작년보다 전력이 약해졌다고 넋놓고 져도 된다는 생각은 없다.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한 자존심이 있잖아. 그 자리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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