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에서 활약하는 젊은 여배우 중 조은지 같은 자신만의 영역을 갖고 있는 연기자는 드물다. 시간이 지날수록 충무로의 존재감있는 배우로 입지를 다지고 있는 조은지는 특별히 겹치는 이미지의 배우가 없다고 할 만큼 고유의 개성이 확실한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2000년 영화 '눈물'로 데뷔한 조은지는 데뷔 당시부터 그 리얼하고도 강렬한 연기로 주목받았다. 이후 '아프리카', '철없는 아내와 파란만장한 남편, 그리고 태권소녀', '그 때 그 사람들',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 '달콤 살벌한 연인', '요가학원',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후궁 : 제왕의 첩', '내가 살인범이다' 등 드라마, 액션 스릴러, 사극 등 다채로운 장르에 출연, 주조연을 넘나들며 남다른 존재감을 보여왔다.
특히 말랑말랑한 모습보다는 파격적 변신과 강렬한 개성을 선보인 작품이 많았는데, 엉뚱한 골키퍼 선수, 다이어트 강박증에 걸려 요가학원을 찾는 여자, 욕망에 가득 찬 상궁, 연쇄 살인범에 대한 아픔을 간직한 인물 등이다. 여배우로서는 도전 정신이 필요한, 쉽지 않은 캐릭터들에 다양하게 도전하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이번 영화 '런닝맨'(4월 4일 개봉)에서는 특종을 쫓는 열혈 기자로 분해 다시 한번 자연스럽게 관객을 몰입시킨다. 오버스러움 없이도 풍부한 감정 전달력을 갖고 있고, 특휴의 생동감과 에너지가 있다. 또 현재 충무로에서 활동중인 여느 여배우들과도 차별되는 강렬하면서도 다양한 이미지가 강점이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대체 불가능의 개성을 보여주는 것. 또 메이저와 마이너 장르를 오가며 선인이든 악인이든 매 작품 캐릭터에 완벽한 싱크로율을 선보인다는 것도 눈여겨볼 만 하다.
'런닝맨'에서는 생애 최초 기자 역을 맡아 특종을 위해서라면 안면 몰수에 말 바꾸기도 서슴지 않지만 쉽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변신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조은지는 "진짜 기자 같다는 말이 지금 내게는 가장 큰 칭찬이다"라며 배역으로 자신을 기억해주길 원했다. 막강 조연 군단과는 차별되는 극 중 유일한 홍일점으로 남자 캐릭터보다 더 활기 넘치고 열정 있는 인물이다. 여배우가 남자 배우들에 비해 열세한 요즘 충무로의 보석 같은 존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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