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웜 바디스’가 오리지널 좀비영화의 틀을 조금 벗어나지만 충분히 마니아들의 입맛을 어느 정도 충족시키고 일반 관객들까지 움직이며 흥행세를 이어가고 있다.
‘웜 바디스’는 무기력한 삶을 살아가던 좀비 R(니콜라스 홀트 분)이 어느 날 첫눈에 반한 여인 줄리(테레사 팔머 분)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며 점차 사람이 돼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 지난 14일 개봉해 100만 관객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을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오랜만에 국내에 소개되는 좀비영화로 마니아들의 기대가 높았던 ‘웜 바디스’는 기존 좀비영화의 특성을 살리면서 새로운 재미를 더해 마니아들을 충분히 만족시켰다.

앞서 개봉한 ‘레지던트 이블’ 시리즈와 ‘이블데드’, ‘새벽의 저주’, ‘28일 후’, ‘R.E.C’ 등과 같이 좀비들이 적나라하게 사람들을 물고 뜯고 피를 튀기는 잔인한 장면들의 향연이 펼쳐지지는 않지만 ‘보니’라는 새로운 좀비를 등장시키며 마니아들에게 신선한 긴장감과 볼거리를 선사했다.
‘웜 바디스’가 마니아뿐만 아니라 일반 관객들까지 사로잡은 이유는 그전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사랑에 빠진 좀비’라는 색다른 접근법을 통해 좀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적용했기 때문.
그간 좀비영화는 신체절단과 잔인한 장면들로 마니아들에게만 소구됐지만 로맨스를 접목시켜 일반 관객들까지 끌어들였다. ‘랜드 오브 데드’에서 약간의 변주로 좀비가 진화된 모습을 보여준 적은 있지만 좀비가 인간과 사랑에 빠진 건 이번 영화가 처음이었다.
여기에 비호감 캐릭터일 수 있는 좀비 캐릭터에 영국의 꽃미남 니콜라스 홀트를 과감하게 캐스팅, 좀비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려 호감 있는 캐릭터로 탈바꿈시키며 여성 관객들까지 동원했다.
기존의 좀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호응을 얻고 있는 ‘웜 바디스’가 100만 관객 돌파를 넘어 좀비영화에 새로운 흥행기록을 남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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