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진욱-고희진, 삼성화재 V7 더 짜릿하게 한 2가지 명장면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3.28 20: 43

잘나가도 너무 잘나간다. '잘나가는 집' 삼성화재가 명품조연급 베테랑 선수들의 든든한 뒷받침 속에서 V7를 일궈냈다.
삼성화재는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2-2013 NH농협 V리그 대한항공과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해결사 레오와 박철우 쌍포를 앞세워 3-0(25-21 25-23 25-16)으로 이겼다. 이로써 3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을 조기에 마무리한 삼성화재는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우승의 금자탑을 좀 더 높게 쌓아올렸다.
이날 삼성화재는 매 세트마다 완벽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이며 벼랑 끝에 몰린 대한항공을 무너뜨렸다. 알고도 막을 수 없는 레오의 공격은 번번이 대한항공의 코트에 내리꽂혔고 곧 태어날 아기에게 우승을 안겨주고 싶은 '예비아빠' 박철우도 펄펄 날았다. 리시브 라인은 견고했고 유광우의 토스도 안정적으로 좌우 쌍포에게 이어졌다.

챔피언결정전이라고 생각할 수 없을만큼 일방적인 경기가 계속됐다. 한 번 넘어간 흐름은 좀처럼 쪽으로 돌아오지 않았고, 흔들리던 대한항공의 추격의지는 삼성화재의 베테랑 콤비의 '진기명기'에 크게 꺾이고 말았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가 챔피언결정전에 맞춰 돌아온 '배구도사' 석진욱은 3세트서 이날 경기의 백미로 꼽힐만한 명장면을 만들어냈다. 마틴의 백어택이 코트 구석으로 절묘하게 떨어졌고 간신히 받아낸 공은 옆으로 튀었다. 하지만 석진욱은 넘어져있는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이 공을 받아 디그를 성공시켰다.
자신이 왜 '배구도사'라고 불리는지 보여준 장면이었다. 석진욱이 귀신같이 걷어내 공을 넘기는 장면에서는 관중들은 물론 중계진마저 감탄을 금치 못했다. 더군다나 석진욱의 '미친 수비'에 자극받은 고희진까지 정확하게 블로킹을 잡아내며 대한항공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단순히 득점을 올린데 그친 것이 아니었다.
'원조 세리머니킹' 고희진은 코트를 한바퀴 돌아 카메라 앞으로 달려와 유니폼 상의를 번쩍 걷어올렸다. 훤히 드러낸 그의 복근 위에는 'V7'이라는 글자가 선명히 찍혀있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그 누구보다 많이 우승을 맛본 자의 자신감과 여유를 담아 우승을 다짐하는 고희진만의 '복근 세리머니'였다.
결국 3세트의 분위기는 그 순간 완벽하게 삼성화재 쪽으로 넘어왔고, 삼성화재는 올 시즌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세트에서 절정의 경기력을 뽐내며 완승으로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석진욱과 고희진, 두 베테랑의 플레이는 삼성화재의 V7 순간을 더욱 짜릿하게 만드는 두 가지 명장면으로 기억될 것이다.
costball@osen.co.kr
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