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지 않는 활약이었다. 변치 않는 활약이기도 했다. 에이스의 진면모였다. 삼성화재의 V-리그 6연패를 견인한 레오(23)가 우승의 기쁨을 여지없이 드러냈다. 다음 시즌에도 삼성화재에서 뛰고 싶다는 의사도 전달했다.
레오는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32득점을 쏟아 부으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승부처였던 2세트에서 빛났다. 20점부터 24점까지의 득점을 홀로 책임지며 흐름을 가져온 것은 압권이었다. 삼성화재의 우승을 결정짓는 마지막 득점도 레오의 손에서 나왔다. 레오는 챔피언결정전 3경기에서 120점을 기록하며 괴물다운 활약을 선보였다.
기자단 투표 결과 총 27표 중 23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챔피언결정전 MVP에 오른 레오는 “절대 내 능력으로 받은 상이 아니다. 동료들이 하나씩 희생을 해줘 받을 수 있는 상이라고 생각한다”며 공을 동료들에게 돌리는 겸손함을 보였다.

챔피언결정전 우승 후 눈물을 보인 것에 대해서는 “기쁨의 눈물이었다. 우승을 결정짓고 어머니를 바라봤을 때 어머니가 보고 웃으시니 그런 부분에서 감정이 올라왔던 것 같다”고 멋쩍은 표정을 지었다. 이어 레오는 자신의 정신적 멘토였던 할아버지를 떠올리며 “할아버지는 내가 배구를 시작할 때부터 존중해주고 정신적으로 기댈 수 있는 존재였다. 하늘에 계시더라도 항상 같이 해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화재와의 재계약 여부에 대해서는 명쾌한 대답을 내놨다. 레오는 “귀화는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여기에서는 나를 물심양면 지원해준다”라고 말한 뒤 “감독님이 나를 쫓아내지 않는다면 3년이든 10년이든 여기에 계속 남고 싶다”라고 했다. 레오에 앞서 인터뷰실에 들어선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이 레오에 대해 “이제는 삼성화가 다 됐다”고 웃으며 확고한 신뢰를 드러낸 직후였다. 큰 문제가 없는 이상 레오는 다음 시즌에도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고 코트를 누빌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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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