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연패와 프로통산 7연패의 금자탑을 세웠지만 신치용(58) 삼성화재 감독은 이내 차분함을 되찾았다. 한 시즌을 되돌아보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전달하면서도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바라보는 냉철함을 내비쳤다. 프로배구 최고 명장다운 모습이었다.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는 28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3-0으로 이기고 3승으로 우승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삼성화재는 6년 연속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프로통산 7번째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 모든 영광을 이끌었던 신 감독은 경기 후 “복에 겨운 감독이다. 우승을 6번 연속 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7번이나 할 수 있다는 것 모두 그렇다”고 담담하게 말문을 열었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신 감독은 “팀은 선수가 중심이다. 절대 감독 중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감독은 단지 선수들을 받치는 사람일 뿐이다”라고 지론을 강조한 뒤 “우리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고생하고 준비한 것이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삼성화재 배구를 흔히 ‘몰빵’이라고 하는데 나는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선택과 집중이고 분업화된 배구라고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내보인 신 감독은 “이런 분업배구는 선수들의 배려와 헌신이 없으면 절대 이뤄질 수 없다. 모든 선수들은 자기가 때리고 싶어 하지만 삼성화재는 그런 부분이 잘 되어 있어서 무너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변하지 않는 삼성화재 왕조의 비결을 밝혔다.
신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잠깐 앉아 있는데 ‘내년에 또 이걸 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라고 웃었다. 이어 신 감독은 “삼성화재를 아끼는 분들은 지는 데 익숙하지 않다. 감독으로서 엄청난 부담이다”라고 털어놓으면서도 “감독으로서는 선수들을 그리 고생시키고 결과를 창출하지 못하면 미안한 일이다. 또 내년을 준비할 수 있는 명분을 만들었으니 열심히 하겠다. 어제는 추억이다. 우리는 내일을 준비해야 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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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