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신인 홈런-선발승, 올해는 가능할까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3.29 07: 56

프로야구 역사가 30년을 넘어 가면서 그만큼 전반적인 리그 수준도 올라가고 있다. 신인선수가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기 힘들어지고 있는 현실이 이를 방증한다. 순수 신인왕이 나온 것도 지난 2007년 임태훈(두산)이 마지막이었다.
작년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각 구단의 지명을 받고, 겨우내 구슬땀을 흘리며 프로 입문을 앞두고 있는 신인선수들 대부분의 목표는 1군 활약이 아닌 1군 생존이다. 현장에서는 "고졸 신인은 손이 많이 가고 대졸도 바로 첫 해부터 활약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고 말한다.
30일 막이 오를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신인선수는 모두 11명이다. SK 외야수 김경근을 비롯해 롯데 외야수 조홍석, KIA 투수 박준표, 내야수 고영우, 한화 투수 이충호, 포수 한승택, 내야수 조정원, NC 투수 이성민, 최금강, 외야수 권희동, 박으뜸이 출전한다. 삼성과 두산, 그리고 넥센은 신인선수가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들 11명에게 십수년 해묵은 기록 경신을 기대해야 한다. 바로 신인선수 홈런이다. 프로야구에 처음 신인선수가 등장한 건 2년차였던 1983년, 지난 30년 동안 신인선수가 홈런을 기록한 건 단 7차례 뿐이었다. 그마저도 15년 전인 1998년 이후로는 나오지 않고 있다. 1998년 4월 11일 벌어진 개막전에서 롯데 조경환은 삼성 조계현을 상대로, OB 김동주는 해태 강태원을 상대로 각각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둘 다 고려대를 졸업한 신인타자였지만 나이는 달랐다. 조경환은 대학졸업 후 실업팀인 현대 피닉스에서 뛰어 만 26세에 뒤늦게 프로 무대에 뛰어들었고, 김동주는 순수 신인이었다. 올해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신인 11명 가운데 야수는 7명, 이 가운데 홈런을 기록할 타자가 나와야 한다.
이들 중 선발 출전이 유력한 건 한화 포수 한승택과 NC 외야수 권희동이다. 이들은 시범경기동안 주전급으로 출전했고 소속팀 감독들 역시 주전으로 기용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이다. 만약 15년 만에 홈런이 나온다면 이들 두 명이 유력하다. 특히 유일한 고졸신인인 한승택이 홈런을 기록한다면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고졸신인이 개막전에서 홈런을 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신인투수가 개막전에 선발등판한 사례도 더욱 찾기 힘들어졌다. 마지막 기록은 1994년 4월 9일 롯데 강상수가 삼성전에 나선 것인데 6⅓이닝 3실점을 했지만 김태룡과 김성래에게 홈런을 맞아 패전투수가 됐다. 벌써 19년이나 지난 이야기다. 마지막으로 신인투수가 승리를 거둔 건 1991년 쌍방울 조규제(6이닝 무실점)으로 22년 전이다. 그 밖에 1983년 OB 장호연과 1989년 MBC 김기범은 신인투수로 완투승을 거뒀다.
올해도 그 기록은 나오기 힘들 전망이다. 2006년 데뷔했던 괴물투수 류현진도 개막전에는 나서지 못했다. 신인투수가 개막전에 나가려면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놀라운 성과를 보여줘야만 한다.
프로야구가 지금의 열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새로운 스타가 출현해야만 한다. 정점에 도달한 프로야구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새로운 스타는 탄생하지 않고 있다. 최근 일본 프로야구에서 투타겸업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고졸 신인 오타니 쇼헤이(니혼햄)의 개막전 출전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 역시 새로운 스타 탄생을 갈망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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