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의 반란' 우승 꿈꾼 GS칼텍스, 불운 겹쳐 아쉬운 좌절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3.29 21: 01

우승의 꿈은 달콤했다. 정규시즌 시작 전 맛본 수원컵 대회 우승의 달콤함은 아직도 선수들의 뇌리에 선연히 남아있었다. 하지만 우승을 향하는 마지막 계단 하나를 남겨두고 불운이 겹쳤다.
GS칼텍스는 29일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IBK기업은행과 경기서 세트스코어 1-3(18-25, 25-20, 19-25, 21-25)로 패해 우승을 넘겨주고 말았다.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여자부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는 GS칼텍스였다. GS칼텍스는 한송이-정대영-이숙자 등 올림픽 멤버들로 이뤄진 튼튼한 조직력에 베테랑 용병 베띠와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이소영을 영입하면서 전력을 가다듬었다. 최근 2년 연속 V리그 최하위에 머물며 힘든 시간을 보낸 GS칼텍스의 와신상담은 시즌 개막 전 열린 수원컵 프로배구대회에서부터 여지없이 드러났다.

지난 수원컵 대회에서 지난 시즌 V리그 챔피언 KGC인삼공사를 3-0(조별리그 2차전)으로 완파하는 등 완전히 달라진 면모를 선보인 끝에 우승까지 거머쥔 GS칼텍스의 모습은 명실공히 우승후보의 그것이었다. 실제로 개막 2연승을 거두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몇 가지 불운이 겹쳤다. 공격의 주축이 되어줘야할 베띠가 2라운드 경기 도중 착지 과정에서 왼쪽 발목이 돌아가는 부상을 당했다. 생각보다 큰 부상에 GS칼텍스는 주춤했다. 신인 이소영이 맹활약하며 베띠의 공백을 메웠지만 그 사이 IBK기업은행이 쑥쑥 치고 나가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베띠의 부상은 생각보다 컸다. 하지만 베띠는 팀을 위해 참고 뛸 수밖에 없었다. 플레이오프를 마치고 챔피언결정전에 돌입하자 부담은 더 커졌다. 쏠쏠한 활약을 펼치며 GS칼텍스의 주축으로 성장한 이소영이 예기치 않은 부상을 당하며 전력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선수 하나가 전력에서 이탈한 문제가 아니었다. 챔피언결정전이라는 중요한 시리즈를 앞두고 팀의 짜임새가 달라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이소영의 공백은 나비효과를 불러왔다. 부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베띠의 부담도 더욱 커졌다. 한술 더 떠 시리즈 내내 엇박자가 계속됐다. 어느 한 쪽이 잘하면 어느 한쪽이 무너졌다. 이선구 감독은 한숨을 내쉴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운명의 4차전서 한송이마저 부상을 당했다. 한송이는 1세트 21-17까지 추격하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던 그 순간 갑작스러운 부상에 눈물을 보였다. 착지 과정에서 알레시아의 발을 밟으며 코트에 쓰러진 것. 넘어진 한송이는 통증을 호소하며 한동안 움직이지 못했고, 결국 부축을 받아 코트 밖으로 나갔다. 갑작스러운 한송이의 부상에 GS칼텍스는 허무하게 무너졌고, 결국 IBK기업은행이 1세트를 25-18로 가져갔다.
다행히 한송이는 2세트 첫 번째 테크니컬 타임 이후 다시 코트에 들어왔지만 GS칼텍스로서는 가슴이 철렁한 순간이었다. 이러니컬하게도 2라운드 베띠의 부상 역시 IBK기업은행전에서 알레시아의 발등을 밟으며 생긴 부상이다. 한송이가 넘어진 순간 데자뷰같은 전개에 GS칼텍스의 얼굴이 창백해진 이유다. 1세트를 빼앗긴 여파도 컸다. 투혼을 살려 2세트를 따냈지만 3, 4세트를 내리 내주며 우승의 기쁨을 IBK기업은행에 넘겨주고 말았기 때문이다.
꼴찌에서 우승까지, 화려한 변신을 꿈꿨던 GS칼텍스의 도전은 마지막에서 허무하게 무너졌다. 단 한 경기도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우승을 내준 만큼 아쉬움은 더 클 수밖에 없다. '부상만 없었더라면'하는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2시즌 연속 꼴찌서 단숨에 2위로 도약, 우승희망을 쏜 GS칼텍스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다음 시즌 계속될 GS칼텍스의 도전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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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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