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첫 우승' 이정철, "비시즌 동안 고생한 대가, 행복해"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3.29 22: 02

"선수 16명이 너무나 고생한 결과다. 비시즌 동안 고생한 대가를 얻어 정말 행복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막내'의 반란을 써내려간 이정철 감독은 흥분을 감추지 못한 기색이었다. 말을 쏟아내는 표정은 언제나와 같았지만 잔뜩 상기되어 있었다. 우승 세리머니에서 선수들에게 실컷 얻어맞으면서도 정말이지 행복하다는 이 감독은 오늘밤만큼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지도자임에 틀림없었다.
IBK기업은행은 29일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GS칼텍스와 경기서 세트스코어 3-1(25-18, 20-25, 25-19, 25-21)로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2년만에 거둔, V리그 여자부 '막내'의 쾌거였다.

이 감독은 "이렇게 우승하니 더 값진 것 같다. 오늘도 사실 상당히 힘든 경기였었는데 전체적으로 3세트에 신연경 선수 투입이 제대로 잘 됐던 것 같다"며 경기를 돌아봤다. "특히 이효희 윤혜숙 남지연 셋이 정말 고생을 많이 했고, 언니들이 살림살이하는데 그 밑에서 알레시아 박정아 김희진이 너무 잘해준 것 같다. 유희옥도 잘해줬고, 선수 16명이 너무나 고생한 결과다. 비시즌 동안 고생한 대가를 얻어 정말 행복하다"고 선수들에게 우승의 공을 돌렸다.
한국 4대 프로스포츠 사상 창단 2년만에 우승이라는 쾌거를 이뤄낸 팀은 IBK기업은행이 유일하다. 이 감독은 "코치를 14년 동안 했다. 모시던 감독님들께서 우승하고 감독상 받고 그럴 때 나는 감독으로서 언제 저런 기회가 올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었다"며 "그동안 선수들과 혼연일치해서 준비했던 부분이 잘 맞아떨어졌다. 운도 따라줬고 선수들이 힘든 과정을 잘 견뎌준 것 같다"고 기쁨의 소감을 전했다.
"주장 이효희 중심으로 어떻게서든지 이뤄내려고 하는 애절함, 간절함이 있었기 때문에 우승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인 이 감독은 다음 시즌, 디펜딩 챔피언의 위치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또다시 도전을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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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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