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승준 신마구 VS 바티스타 체인지업, 개막전 달군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3.30 06: 35

투수가 새로운 구종을 추가하는 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대다수의 투수들이 각양각색의 변화구를 던질 줄은 알지만 실전에서 구사하는 건 다른 이야기다. 타자들의 눈을 속이기 위해서는 제구와 구위, 그리고 볼의 움직임까지 모든 조건을 갖춰야만 한다.
그래서 많은 투수들은 구종을 추가하기 보다는 갖고 있는 주무기를 가다듬는 쪽에 주력한다. 그 길이 더 쉽고 더 빠른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새로운 구종을 무리해서 장착하려다 보면 투구 밸런스가 흔들려 자신의 구위를 잃어버릴 위험부담까지 있다.
때문에 완성형 투수들은 굳이 위험부담을 떠안으면서 까지 새로운 구종을 추가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이스 임무를 맡은 두 명의 동갑내기 베테랑 투수가 이번 겨울동안 신무기를 장착하고 개막전에 출격한다.

30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질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개막전 선발로 송승준(33,롯데)과 데니 바티스타(33)가 나선다. 송승준은 2년 연속 개막전 출격이며 바티스타는 올해가 처음이다. 또한 롯데와 한화는 3년 연속 개막전에서 만나게 됐다.
포크볼을 결정구로 사용하던 송승준은 작년 시즌 후반기부터 커브 구사비율을 높이는 투구패턴으로 재미를 봤다. 원래 송승준의 주무기는 낙차 큰 커브, 포크볼은 2007년 한국에 돌아온 뒤 본격적으로 던지기 시작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또 다른 구종을 추가했다. 전력노출 때문에 송승준은 밝히기를 꺼려하지만 구단 전력분석의 기록에 따르면 투심 패스트볼이나 싱커 계열의 공이다. 이번 WBC에서도 그 공으로 재미를 봤고, 시범경기에서도 원래 결정구였던 포크볼은 단 2개만 던질 정도로 아꼈다.
송승준은 "아직 마음에 들 정도로 제구가 되지는 않는다. 다만 마음대로 스트라이크를 넣을 수 있는 구종이 하나 정도 있어야 기복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다. 일단 계속 던지며 감을 잡을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바티스타는 체인지업을 새롭게 연마했다. 150km 중반대의 강속구를 뿌리는 바티스타는 이제까지 커브와 슬라이더를 주로 구사했다. 만약 체인지업을 성공적으로 장착한다면 타자들의 타이밍을 더욱 손쉽게 빼앗을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은 완벽하지 않다. 시범경기동안 체인지업을 시험했지만 구속이 140km 이상 나오면서 큰 의미가 없어졌다. 체인지업 구속은 직구 구속과 어느 정도 차이가 나야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아직 제구와 낙폭이 완벽하지 않았던 바티스타의 체인지업은 타자들에게 주요 공략 대상이 됐다.
그래도 바티스타는 "앞으로 계속 던질 것이다. 속도와 움직임에 변화를 주면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말한다. 체인지업을 보여주기 용으로만 던져도 충분히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제 롯데와 한화 타자들은 겨울동안 신무기를 장착한 송승준과 바티스타를 상대해야 한다. 과연 승리의 여신은 누구에게 미소를 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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