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시아는 두 경기 연속으로 펑펑 울었다. 하지만 두 눈물에 담긴 감정은 판이하게 달랐다. 한 번은 억울함과 슬픔, 다른 한 번은 기쁨과 환희의 눈물이었다.
IBK기업은행은 29일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2013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4차전 GS칼텍스와 경기서 세트스코어 3-1(25-18, 20-25, 25-19, 25-21)로 승리를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 창단 2년만에 거둔, V리그 여자부 '막내'의 쾌거였다.
3차전을 그대로 재현해놓은 듯한 4세트 24-21 상황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킨 알레시아는 우승이 확정되자 남지연과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3차전을 지고 눈물을 펑펑 쏟았던 알레시아다. 끝나고 인사도 하지 않고 라커룸으로 들어가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던 알레시아에게, 이정철 감독은 "코트 안에서 끝냈어야지 밖에서 울어봤자 무슨 소용이 있느냐, 각성하라"고 냉정하게 이야기하면서도 "지나간 경기는 다 잊으라"고 충고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3차전 패배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생각에 알레시아는 잠을 설쳤다. 경기 후 통역에게 "나 때문에 졌다. 내가 용병인데 내 몫을 못했다"며 자책하던 알레시아는 결국 이틀밤을 내내 뜬 눈으로 지새웠다. 다음날 눈이 퉁퉁 부었을 정도다.
그래서일까, 4차전 당일 알레시아의 얼굴에는 비장한 각오가 서려있었다. 그리고 각오를 그대로 결과로 보여줬다. 36득점에 블로킹 6개, 서브 에이스 2개. 상대 에이스 베띠의 공격을 1세트에 잘 차단하면서 흐름을 가져온 알레시아는 데자뷰처럼 펼쳐진 4세트 마지막 득점을 뽑아내며 3차전 악몽을 스스로 지워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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