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박희수’ SK-LG, 불펜서 희비교차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3.30 17: 39

눈앞에 뒀던 승리가 불펜의 난조로 날아갔다.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SK로서는 딱 한 선수, 박희수(30)의 이름이 생각났을 법한 경기였다. 반대로 LG는 불펜이 위력을 발휘하며 짜릿한 역전승을 완성했다.
SK는 3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8회에만 5점을 허용하며 4-7로 역전패했다. 선발 레이예스가 7⅓이닝을 던지며 비교적 호투했음에도 불펜의 난조로 고개를 숙였다. 다 잡은 경기로 보였기에 아쉬움은 더 진했다.
역전패의 빌미가 된 실책도 문제였지만 팀의 약점이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 더 뼈아팠다. 바로 불펜이다. SK는 지난해 마무리 정우람이 군 입대했고 대역으로 생각했던 철벽 계투요원 박희수는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재활 중이다. 지난해 우완 필승계투조 몫을 수행했던 엄정욱 박정배도 부상으로 재활군에 있다. 이만수 SK 감독은 “불펜 구성이 고민”이라고 걱정을 드러냈고 SK에게는 불운하게도 첫 경기부터 문제점이 불거졌다.

선발 레이예스는 7회까지 86개의 공을 던졌다. 한계투구수까지는 조금 더 여유가 있었지만 지난해 같았다면 불펜이 가동될 조건이었다. 박희수 정우람으로 이어지는 계산이 가능했다. 그러나 두 선수가 모두 없는 SK는 불펜의 불안감이 있었다. 힘이 다소 떨어진 레이예스를 더 끌고 갈 수밖에 없는 이유였다.
필승조로 기대를 모은 이재영은 첫 경기에서 그다지 좋지 못한 모습이었다. 이병규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한 것까지는 좋았지만 유격수 최윤석의 실책으로 이닝을 끝마치지 못해 부담은 가중됐다. 결국 흔들리기 시작한 이재영은 박용택에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고 후속타자 정성훈에게는 145㎞짜리 직구가 한가운데 몰리며 만루홈런을 맞았다. 좌타자인 박용택이 타석에 들어섰지만 김준 외에는 좌완 불펜이 없는 SK로서는 마땅한 대안이 없었다.
반면 LG는 필승조들이 위력을 발휘하며 SK의 추격을 따돌렸다. 조성우에게 2점 홈런을 허용해 2-4로 뒤진 7회 1사 만루에 등판한 유원상은 최정을 병살타로 요리하고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공 1개로 승리투수가 됐다. 8회 등판한 정현욱, 9회 등판한 봉중근도 깔끔한 투구 내용으로 각각 홀드와 세이브를 챙겼다. 불펜 싸움에서는 져본 기억이 별로 없는 SK였지만 올해는 시작부터 좋지 않은 조짐을 내비친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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