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막강 화력을 앞세워 삼성 라이온즈와의 정규시즌 개막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두산은 3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원정 경기에서 오재원과 김현수의 그랜드 슬램을 바탕으로 삼성을 9-4로 꺾었다. 3년 연속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은 두산의 외국인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는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두산은 1회 오재원의 만루 아치에 힘입어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회 1사 후 손시헌, 김현수, 김동주 등 세 타자 연속 안타를 때려 만루 찬스를 마련했다. 홍성흔이 삼진 아웃으로 물러나 찬스가 무산되는 듯 했지만 오재원이 삼성 선발 배영수와 풀 카운트 접전 끝에 8구째 투심 패스트볼(143km)을 받아쳐 좌측 펜스를 넘기는 110m 짜리 대포를 쏘아 올려 데뷔 첫 만루 아치의 기쁨을 만끽했다.

4-3으로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4회 2사 만루 상황에서 김현수가 배영수의 2구째 직구(142km)를 잡아 당겨 오른쪽 담장 밖으로 넘겨 버렸다. 두산은 6회 김동주의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추가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김현수는 5타수 3안타 4타점 2득점, 오재원은 4타수 2안타 4타점 1득점으로 타선을 이끌었다.
삼성은 0-4로 뒤진 1회 최형우의 적시타와 박석민의 투런 아치로 1점차 턱밑 추격에 성공했지만 4회 김현수에게 만루포를 얻어 맞으며 아쉬움을 삼켰다. 5회 상대 실책에 힘입어 1점을 추격한 삼성은 6회 박석민, 박한이의 연속 안타와 조동찬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천금같은 기회를 잡았으나 후속타 불발로 고개를 떨궜다.
2008년 이후 5년 만에 개막전 선발 출격의 기회를 얻은 삼성 배영수는 3⅔이닝 8피안타(2피홈런) 1볼넷 3탈삼진 8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썼다.
what@osen.co.kr
대구=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