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김응룡 감독 체제 첫 경기에서 허무한 역전패를 당했다. 불안불안한 불펜에 결국 발목이 잡혔다.
한화는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와 시즌 개막전에서 5-6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9회말에 들어가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5-4로 리드를 지키고 있었으나 마지막 이닝을 버티지 못한 채 개막전부터 끝내기 패배로 시작했다.
지난해 불펜의 악몽이 재현된 경기였다. 지난해 한화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32차례 역전패를 당했다. 그 중 절반에 가까운 15패가 6회 이후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경기. 구원투수 평균자책점이 4.72로 리그에서 가장 높았다. 올해도 시작부터 불펜 난조에 또 발목을 잡혔다.

한화 불펜의 난조는 6회부터 시작됐다. 4-1로 리드한 6회 한화는 선발 데니 바티스타가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하자 곧바로 임기영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바티스타의 투구수가 91개로 여유있는 편이었지만 김응룡 감독은 과거처럼 한 박자 빠른 교체를 가져갔다.
그러나 임기영이 타임을 걸던 강민호의 몸에 맞히는 볼로 무사 만루 위기를 만든 뒤 마운드를 내려갔고, 5선발 윤근영이 긴급 등판했다. 하지만 윤근영마저 장성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하며 꼬이기 시작했다. 송창식이 다시 등판했지만, 황재균-김문호에게 밀어내기 사구-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바티스타의 선발승이 허무하게 날아간 순간.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은 9회였다. 5-4로 리드한 9회 마무리 안승민이 마운드에 올랐으나 첫 타자 전준우의 타구가 3루 베이스를 맞고 내야 안타가 되면서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안승민은 조성환을 삼진으로 처리했으나 전준우에게 2루 도루를 허용하며 득점권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김응룡 감독과 한화 벤치는 손아섭을 고의4구로 거르는 승부수를 던졌다. 1점차 상황에서 역전 주자까지 내보내는 위험성을 감수하고 던진 승부수. 그러나 안승민은 강민호를 볼넷 출루시키며 만루 위기를 자초한 뒤 장성호에게 동점 적시타, 박종윤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맞고 허무하게 끝내기 패배를 당해야 했다. 이날경기에서 한화는 송창식-안승민을 소모하며 31일 경기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경기 후 김응룡 감독은 "투수들의 볼넷이 많았다"고 아쉬워 했다. 이날 한화는 사사구 10개를 허용했는데 그 중 7개가 불펜투수들의 것이었다. 특히 6회 밀어내기 사사구가 3번이나 나온 게 치명타였다. 김응룡 감독 체제에서도 불안불안한 불펜은 한화의 최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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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