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자해지, 윤곽 드러난 김시진 불펜 운용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3.31 06: 49

이제 개막전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지만 새 사령탑의 마운드 운용 색깔을 읽기에는 충분했다.
롯데는 30일 사직구장에서 한화와 개막전을 가졌다. 결과는 6-5 9회 역전 끝내기 승리다. 선발 송승준이 3⅔이닝 4실점으로 무너졌지만 적절한 불펜운용으로 이후 1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봉쇄했고, 상대 불펜을 공략하는데 성공하며 값진 역전승을 일궈냈다.
이날 롯데는 5명의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선발 송승준이 조기 강판된 이후 선발투수 후보인 김승회가 마운드를 이어 받았다. 김승회는 2⅔이닝 1피안타 1실점으로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마운드에 오른 뒤 7타자 연속 범타로 처리하며 완벽한 피칭을 이어갔지만 7회 1사 후 이대수에게 2루타를 맞으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김승회가 마운드를 내려갈 당시 스코어는 4-4, 필승조가 줄줄이 등판할 차례였다. 롯데는 김성배를 마운드에 올렸는데 첫 타자에 볼넷을 허용하고 김태완을 삼진으로 잡았지만 김태균에게 다시 적시타를 맞았다. 한창 좋을 때보다 구속이 다소 줄었고 컨디션이 덜 올라온 탓인지 구위도 작년보다 부족했다.
롯데 벤치에서는 투수교체를 고민해 볼 순간이었지만 그대로 믿었고, 급기야 최진행까지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불펜에는 다른 구원투수들이 대기하고 있던 상황, 그러나 벤치에서는 김성배에게 승부를 맡겼고 결국 김성배는 정현석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뒤이어 등판한 최대성과 김사율 모두 2사 후 2루까지 주자를 내보냈지만 투수교체 없이 그대로 갔고, 나란히 무실점을 기록했다. 각각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이다. 결국 롯데는 9회말 역전에 성공, 김시진 감독은 롯데에서의 첫 승을 따냈다. 이날 롯데는 5명의 투수가 등판했지만 좌완투수는 단 한 명도 없었고 선발인 송승준과 롱릴리프인 김승회 말고는 모두 이닝을 스스로 마무리 지었다.
이미 김 감독은 캠프 때부터 가급적이면 한 명의 투수가 한 이닝을 책임지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선수들이 스스로 한계를 만들 필요는 없다. 원포인트 릴리프를 하던 선수도 하다 보면 한 이닝을 던질 수 있다. 그렇게 된다면 선수들이 좀 더 책임감을 가질 수 있고 불펜 운용도 편해진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었다.
일단 롯데에서의 첫 경기는 김 감독의 계산대로 됐다.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불펜운용이 뿌리내릴 수 있을지도 올 시즌 롯데의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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