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쇼’ LG, 불펜은 정말 다르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3.31 06: 50

올해는 정말 다를 수 있을까. 2002년 이후 첫 가을야구를 노리는 LG가 힘찬 스타트를 끊었다. 그 중심에는 불펜이 있었다. 비록 한 경기 성적이긴 하지만 불펜은 ‘정말 다르다’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LG는 30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7-4로 역전승했다. 7회까지 2-4로 끌려갔지만 8회 정성훈의 역전 만루홈런을 포함해 5점을 뽑으며 짜릿한 뒤집기에 성공했다. 표면적으로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상대를 물고 늘어진 타선의 집중력을 칭찬할 수 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더 이상의 실점을 막는 동시에 경기 막판 SK를 주저앉힌 불펜 또한 승리의 원동력이었다.
LG는 선발 레다메스 리즈에 이어 류택현 신정락 이상열을 차례로 마운드에 올렸다. 이상열이 7회 조성우에게 대타 2점 홈런을 허용하며 불펜 운영이 실패로 돌아가는 듯 했다. 그러나 LG의 불펜은 더 이상 추가실점을 하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올 시즌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필승조들이 있었다. 유원상 정현욱 봉중근으로 이어지는 LG의 계투작전은 SK에 단 한 번의 출루도 허용하지 않으며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2-4로 뒤진 7회 1사 만루에서 김기태 LG 감독은 승부수를 띄웠다. 뒤진 상황에서도 필승맨인 유원상을 마운드에 올렸다. 더 이상 점수차가 벌어지면 경기가 어렵다는 계산이었다. 유원상은 기대에 완벽히 부응했다. 상대의 최고 타자인 최정을 병살타로 유도하며 불을 껐다. 경기의 승부처였다.
8회 타선의 폭발로 역전에 성공하자 LG의 필승 시나리오가 가동됐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한 정현욱이 8회 등판했다. 시범경기에서 성적이 아주 좋지는 않았던 정현욱이지만 1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았다. 9회는 마무리 봉중근의 몫이었다. 조인성 조성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완벽한 투구를 선보였다. 모든 것이 LG의 시나리오대로 착착 진행됐다. 승리의 기쁨이 배가된 이유였다.
LG는 근래 들어 불펜의 약점이 두드러진 팀이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졌다. 봉중근의 마무리 전업, 유원상의 등장으로 불펜이 크게 안정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기에 정현욱이 가세하며 불펜 전력이 한층 더 나아졌다. 적어도 필승조 자원만 놓고 보면 다른 팀에 비해 뒤질 것이 없다는 평가다. 든든한 불펜은 경기 막판의 계산을 편하게 한다. 동료들에게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도 무시할 수 없다.
사실 LG의 선발진에는 변수가 많다. 외국인 선수 두 명(레다메스 리즈, 벤자민 주키치)는 든든하지만 이를 받치는 국내 선수들의 완주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강한 불펜의 구축으로 “중반까지만 대등하게 경기를 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팀 전체를 지배하고 있다. 무형적인, 그간 LG에 부족했던 힘이다. 달라진 모습을 노리는 LG의 중심에 철벽 불펜이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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