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개막전부터 허무한 끝내기 역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부활 조짐을 보였다는 점에서 희망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한화는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와 시즌 개막전에서 5-6으로 패했지만 안타 11개를 터뜨리며 5득점을 올렸다. 득점이 필요할 때마다 타선이 응집력을 발휘하며 올해 달라진 한화 타선의 앞날을 기대케 했다.
이날 가장 돋보인 타자는 이대수였다. 1번 타순에 깜짝 배치된 이대수는 2루타 2개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지난 2년간 팀 내에서 가장 꾸준한 타격을 보였고, 스프링캠프 때부터 기세를 올린 그는 마땅한 테이블세터감이 보이지 않자 1번으로 전격 기용됐다.

승부수는 통했다. 단순히 안타가 많았을 뿐만 아니라 7구-5구-6구-9구-6구로 5타석 모두 5구 이상 끈질기게승부를 벌이며 롯데 투수들을 괴롭혔다. 그동안 주로 하위 타순에 기용돼 1번 타순이 어색할 법 했지만 최대한 많은 공을 골라내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김태완의 존재감도 대단했다. 2년간 공백을 가진 선수답지 않게 특유의 선구안이 살아있었다. 1회 복귀 첫타석부터 송승준의 몸쪽 직구에 타이밍은 조금 늦었지만, 끝까지 배트를 끝고 나가 자기 스윙을 가져가며 우익수 앞 떨어지는 안타로 연결시켰다.
3회 2사 1·2루 찬스에서는 송승준의 스플리터에 속지 않고 볼을 골라내는 선구안을 과시하더니 결국 밋밋하게 떨어진 스플리터를 공략해 중전 적시타로 연결시키며 이날 경기 선취점을 만들어냈다. 5타수 2안타 1타점. 장타 파워만 더하면 과거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4번타자로 복귀한 김태균은 여전히 김태균이었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부터 시범경기까지 꾸준히 3번 타순에 배치된 김태균이었지만 개막전에는 4번 타순으로 돌아왔다. 시범경기 중반부터 목에 극심한 담이 오는 바람에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기에 걱정도 앞섰다.
하지만 김태균은 2루타 포함 5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5타석 중 3타석에서 주자를 두고 나왔고, 2번의 득점권 찬스를 모두 적시타로 연결시키는 무시무시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앞 타순에서 이대수와 김태완이 찬스를 만들어주자 김태균도 덩달아 살아났다.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오선진도 9번타자로 나와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살아났다. 여기에 6번 타순에 배치된 정현석도 큼지막한 중견수 방면 2루타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김응룡 감독은 "결과가 좋으면 개막전 타순대로 갈 것"이라고 했다. 개막전 패배 속에서도 한화는 최적화된 타순 이동으로 다이너마이트 타선 부활의 희망을 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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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수-김태완-김태균(왼쪽부터).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