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불펜이 문제였다.
KIA가 30일 넥센과의 개막전부터 불펜의 약점을 그대로 노출했다. 베테랑 투수들은 제몫을 했으나 정작 믿음을 주었던 투수들이 주춤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허리싸움에서 험난한 행보를 예고하는 부진이었다. KIA는 작년 블론세이브 18개로 리그 최다를 기록했다.
KIA는 초반 선발 헨리 소사가 흔들리면서 0-3으로 리드를 내주었다. 그러나 강력한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다. 조금씩 따라붙너니 5회말 4-4 동점을 만들고 6회말 나지완이 좌월 투런홈런을 날려 6-4로 승기를 잡는 듯 했다.

KIA는 4-4 동점이 되자 6회초 유동훈을 올려 불펜싸움을 벌였다. 유동훈이 깔끔하게 세 타자를 퍼펙트로 막았고 6회말 역전에 성공하면서 승부의 물줄기는 넘어오는 듯 했다. 그러나 7회초 등장한 좌완 진해수가 선두 서건창에게 안타를 맞고 후속타자를 볼넷을 내보내고 위기를 불러들였다.
선동렬 감독은 곧바로 우완 필승맨 박지훈을 내보냈으나 난타를 당했다. 첫 타자 이택근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았고 1사후 강정호에게 좌중간 싹쓸이 2루타를 맞았다. 2사후에는 이성열에게 우월 투런포를 얻어맞았다. 두 명의 좌우 불펜요원들이 1이닝도 막지 못한채 5점을 내주고 무너졌다.
대졸루키 박준표가 한 타자를 막아내 추가실점을 막았고 타선은 7회말 2사후에 다시 4점을 뽑아내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 최고령투수 최향남이 8회에 등판해 1안타를 맞았으나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9회 소방수 앤서니가 실점없이 막아내 역전극을 마무리헸다. 유동훈과 최향남의 베테랑 투수들 덕택에 승리를 했다고 볼 수 있다.
불펜은 캠프내내 KIA의 화두였다. 김주찬의 가세, 이범호 최희섭 김상현의 복귀로 타선의 짜임새는 강해졌다. 그러나 정작 전훈내내 불펜진 구축을 못해 고민이 깊었다. 선동렬 감독은 실전에서 젊은 투수들을 폭넓게 기용하며 새얼굴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우완 박지훈과 최향남, 언더핸드 유동훈, 좌완 진해수, 루키 사이드암 박준표, 소방수 앤서니로 이어지는 개막 불펜진을 구축했다. 이 가운데 박지훈과 진해수는 믿었던 필승맨이었지만 부진했다. 선감독은 "두 점을 앞섰다면 실점없이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어야 했다. 이겼지만 이것이 아쉬운 대목이다"고 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