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역전승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LG가 개막 2연전 싹쓸이에 도전한다. 선봉장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고자 하는 사이드암 우규민(28)이다.
30일 문학 SK전에서 정성훈의 역전 만루포로 7-4 승리를 거둔 LG는 31일 선발로 우규민을 내세웠다. 왼손 에이스 벤자민 주키치를 다음주로 돌린 LG가 토종 선발 첫 카드로 우규민을 선택한 것이다. 팀의 기대치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경찰청에서 제대한 뒤 지난해 팀에 복귀한 우규민은 복귀 첫 해 선발과 중간을 오고가며 58경기에서 4승4패1세이브9홀드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선발 전업의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는 시즌이었다. 그런 우규민은 올 시즌 풀타임 선발에 도전한다. 그 첫 경기라는 점에서 나름대로 의미가 큰 경기다.

우규민은 다소 험난한 겨울을 보냈다. 팀의 체력 테스트에서 떨어지며 정상적인 전지훈련을 소화하지 못한 탓이다. 대부분의 기간을 진주에서 보냈고 전지훈련 막판에야 합류해 몸 상태를 끌어올렸다. 다만 시범경기에서는 2경기에 나서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 페이스가 더딜 것이라는 주위의 우려를 한결 덜어냈다.
우규민에게 이번 등판은 두 마리 토끼 사냥이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팀의 개막 2연승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이 어깨 위에 올라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SK를 상대로 개막 2연전을 모두 쓸어 담는다면 팀 초반 기세가 활활 타오를 수 있다. 여기에 자신도 선발로서의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 외국인 선수 두 명을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보장이 없는 LG다. 살아남기 위한 첫 테스트다.
한편 개막전에서 씁쓸한 역전패를 당한 SK는 외국인 투수 크리스 세든(30)을 앞세워 반격을 노린다. 올해 SK 유니폼을 입은 왼손 투수 세든은 193㎝의 큰 키에서 나오는 각이 큰 직구가 일품이다.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 능력도 합격점을 받았다. 한국무대 공식 데뷔전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승패를 떠나 어떤 투구를 보여주느냐가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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