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새 외국인 투수 크리스 세든(30)이 제구 불안에 시달리며 보완점을 남겼다.
세든은 31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6피안타(1피홈런) 4사사구 3탈삼진 2실점했다. 출루 허용에 비하면 실점은 적은 편이었으나 초반부터 LG 타자들의 끈질긴 승부에 고전하며 투구수가 불어났다. 결국 4회까지만 86개의 공을 던졌다. 체력적인 부분은 큰 문제가 없어 보였지만 전날 역전패로 부담이 큰 불펜의 투입 시점이 당겨지는 원인을 제공했다.
전지훈련부터 피출루율이 높다는 약점을 드러낸 세든이었다. 이날도 전반적으로 제구가 불안했다. 폭투가 2개였고 폭투를 면한 원바운드 공도 적지 않았다. 한국의 스트라이크존에 여전히 적응하지 못한 모습도 내비쳤다. 다만 그간의 평가대로 위기관리능력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은 모습을 보여줬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실점은 최소화했다.

1회 2사 후 박용택에게 볼넷, 정성훈에게 사구를 내주며 주자를 득점권에 내보낸 세든은 이진영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위기를 넘겼다. 2회에는 2사를 잘 잡아놓고도 현재윤과 10구까지 이어지는 어려운 승부 끝에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3회에도 2사 후 정성훈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자 이진영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다.
4회에는 폭투가 연달아 나오며 위기를 자초했다. 1사 후 문선재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한 세든은 2회 홈런을 맞았던 현재윤과의 승부에서 폭투 2개를 연달아 던지며 문선재에게 3루를 내줬다. 결국 현재윤에게 8구 끝에 볼넷을 내준 세든은 후속 타자 정주현에게 우전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다만 오지환을 삼진으로, 손주인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추가실점은 하지 않았다.
5회 박용택 정성훈을 연속 삼진 처리한 세든은 이진영에게 좌월 2루타를 맞고 다시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정의윤을 고의사구로 거른 뒤 문선재를 좌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등판을 마무리했다. 세든은 5회까지 110개의 공을 던졌다. SK는 6회부터 최영필을 마운드에 올렸다.
직구 구속은 140㎞대 초·중반에서 형성됐다. 130㎞ 초반대의 슬라이더는 예리한 낙차를 자랑했으나 제구가 되지 않을 때는 원바운드로 들어가는 등 기복이 있었다. 120㎞ 후반대의 체인지업도 다소 밋밋하게 떨어지며 LG 타자들의 방망이에 맞아 나갔다. 전지훈련 당시부터 제구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던 세든이 자신의 장·단점을 뚜렷하게 드러낸 한 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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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