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병살타 지뢰'에 첫 개막 2연패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3.31 17: 21

한 번에 아웃 카운트 두 개가 올라가는 병살타는 타자들로서는 가장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 그러나 SK는 개막 2연전에서 고비 때마다 병살타라는 지뢰를 밟으며 자멸했다. 시즌 출발도 그만큼 절뚝이게 됐다.
SK는 30일과 31일에 걸쳐 문학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개막 2연전에서 모두 졌다. 30일에는 7회까지 앞서고 있다 8회 역전을 허용하며 4-7로 무너졌고 31일에는 상대 선발 우규민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하며 1-4로 졌다. 원투 펀치인 조조 레이예스와 크리스 세든이라는 외국인 투수를 모두 내고도 당한 결과라 타격은 두 배였다. 창단 후 첫 개막 2연패의 수모이기도 했다.
여러 문제가 겹친 결과지만 기회 때 득점을 뽑아내지 못한 타선의 응집력도 문제가 있었다. 특히 중요한 순간 흐름에 찬물을 끼얹는 병살타가 터져 나온 것이 뼈아팠다. 도망가야 할 때, 추격해야 할 때 어김없이 나온 병살타로 SK는 제풀에 무너졌다. 한편으로는 병살타를 친 뒤 어김없이 실점했다는 것도 속을 쓰리게 했다.

30일에는 7회 병살타가 아쉬웠다. SK는 7회 조성우의 대타 2점 홈런으로 4-2로 앞서갔다. 이후 이상열을 상대로 이명기의 2루타, 정근우의 고의사구, 한동민의 볼넷으로 1사 만루의 기회를 얻었다. 게다가 다음 타자는 팀 내 최고 타자인 4번 최정이었다. 3루 주자가 발 빠른 이명기임을 고려하면 평범한 외야 플라이 하나가 1점이었다.
그러나 최정은 바뀐 투수 유원상의 초구를 건드려 유격수 방면 땅볼을 쳤고 2루에서의 수비 방해로 병살타가 성립됐다. 여기서 1점이라도 더 냈다면 SK는 승리를 향해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으나 병살타가 흐름을 끊어놓은 셈이 됐다. 결국 SK는 이어진 8회 정성훈의 만루홈런을 포함, 대거 5실점하며 개막전을 내줬다.
31일에도 병살타가 문제가 됐다. 첫 병살타는 1-1로 맞선 3회 나왔다. 선두 임훈의 안타와 이명기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은 SK는 정근우의 땅볼 때 병살을 면하며 1사 1,3루로 기회를 이어갔다. 그러나 한동민의 또 유격수 방면 땅볼을 쳤고 LG 유격수 오지환은 여유 있게 2루를 밟은 뒤 병살타를 완성시켰다. SK가 치고 나가지 못한 장면이었다. 오히려 SK는 이어진 수비인 4회에서 정주현에게 적시타를 허용하고 리드를 뺏겼다.
1-2로 뒤져 1점이 급했던 5회에도 병살타가 나왔다. 상대의 연이은 실책으로 1사 1,3루의 기회를 잡은 SK는 이명기가 초구에 기습 번트를 시도했으나 파울로 무산됐다. 결국 볼 카운트에 몰린 이명기가 친 공은 유격수 방면으로 힘없이 굴렀고 LG 내야는 이를 병살타로 되돌려주며 위기를 넘겼다. 병살타 후 실점 공식은 예외가 없었다. SK는 6회 손주인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분위기를 완전히 내줬다.
31일 경기에서 SK는 삼자범퇴로 물러난 이닝이 두 번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1점 밖에 뽑지 못하는 빈공에 시달렸다. 이만수 SK 감독은 31일 경기 전 “신예 선수들이 활약해주고 있지만 박정권 김강민 등 기존 선수들이 살아나야 더 좋은 경기가 가능하다”라고 했다. SK 타선이 다음주 일정에서 기운을 차릴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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