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속 만원 실패’ 롯데, 벚꽃놀이에 울었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3.31 18: 26

부산의 야구열기가 심상치 않다.
그 동안 롯데 자이언츠, 그리고 사직구장은 한국의 야구열기를 상징하는 단어와도 같았다. 부산의 야구 열기는 한국뿐만 아니라 해외에까지 알려지기까지 했다. 최근 최다관중 동원도 거의 매 해 롯데의 몫이었다.
그렇지만 올해는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롯데는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개막전에서 4개 구장 가운데 유일하게 만원 관중에 실패했다. 문학, 광주, 대구 모두 관중이 가득 들어찼지만 사직구장은 외야 군데군데 빈 자리가 보였다.

30일 사직구장의 관중집계는 2만6708명으로 만원인 2만8000명에 약 1천 여 명 부족했다. 그리고 31일 경기는 관중석에 더 많은 빈자리가 보였다. 구장 집계에 따르면 31일 관중은 1만7828명이다. 최근 5년 간 개막 2연전 가운데 최저관중 기록이다.
사실 이번 개막 2연전 흥행부진은 예고됐던 일이었다. 지난해에는 개막전 티켓 예매를 시작한지 30분도 안 돼서 매진됐지만 올해는 경기 전날까지 3000여장의 표가 남아 있었다. 그리고 31일 경기는 1만표가 넘게 팔리지 않았다.
부산의 야구흥행 부진에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작년부터 시작된 공격부진으로 관중들이 흥미를 잃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홍성흔과 김주찬이 팀을 떠나면서 관중 세몰이에 실패했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대해 롯데 배재후 단장은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첫 번째는 부산지역 불경기다. 배 단장은 “요즘 부산 관광산업이 말이 아니다. 호텔은 빈 곳 투성이고 음식점도 장사가 잘 되는 곳이 없다”고 말한다. 그 만큼 여유가 없다는 의미다.
두 번째는 한화와의 3년 연속 매치업이다. 배 단장은 “계속 한화랑 상대하는 일정이다. 그리고 한화는 아무래도 원정관중이 많이 오지는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배 단장은 벚꽃놀이를 꼽았다. 현재 남부지방은 벚꽃이 한창이다. 군항제가 열리는 진해는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부산 역시 곳곳에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 배 단장은 “이번 주가 지나면 벚꽃도 많이 진다고 한다. 팬들이 야구장에 오시는 대신 가족들과 꽃놀이를 가신 것 같다”고 말했다.
관중은 꽉 채우지 못했어도 롯데는 이틀 연속 극적인 끝내기 승리를 거두고 기분 좋은 시즌 시작을 알렸다. 스코어도 6-5로 같았다. 개막 2연전에서 야구의 재미를 마음껏 보여준 것이 홈관중 세몰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cleanupp@osen.co.kr
부산=백승철 기자,baik@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