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 "팬들의 함성, 그립고 뜨겁고 행복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3.31 19: 00

"팬들의 함성 그리웠다. 가슴이 뜨거웠다. 행복했다".
다시는 그라운드를 밟지 못할 줄 알았다. 꿈은 이루어졌다. 지난 2009년 6월 20일 전북 현대전 이후 무려 1381일 만에 K리그 그라운드를 밟았다. 감격에 젖었다. 고향 팬들은 연신 환호와 박수 갈채를 보냈다. '풍운아' 이천수(32, 인천 유나이티드)의 얘기다.
이천수는 31일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4라운드 대전 시티즌과 홈경기서 1-2로 뒤지고 있던 후반 7분 인천의 해결사로 나섰다.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이른 시간 그라운드를 밟았다. 섀도우 스트라이커 이석현이 뒤로 빠지고 대신 그 자리를 꿰찼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았다. 빠른 발은 여전했다. 후반 10분 전매특허인 측면 돌파를 선보였다. 수비수 2명을 달고 대전의 측면을 허물었다. 예열을 마치자 본격적으로 날카로운 발톱을 드러냈다. 후반 32분 자로 잰 듯한 코너킥을 올리더니 이어진 공격에서 크로스바를 살짝 넘어가는 왼발 중거리 슈팅을 때리며 상대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후반 42분에는 헤딩 슈팅도 선보였으나 수비에 막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천수는 경기 후 공식 인터뷰를 통해 담담히 소회를 밝혔다. "운동을 못 할 것이라는 생각도 많이 했다. 많은 분들이 도와줬고, 팬들의 성원 덕분에 그라운드에 설 수 있어 행복했다"고 차분히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많은 팬들이 이름도 불러주시고 함성도 질러주셨다. 고향에서 오랜만에 듣는 함성이었다. 그리웠다"면서 "나한테 다시 한 번 이런 감동이 있을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가슴이 뜨거웠다. 행복했다. 그라운드에서 함성을 들을 때 가장 기쁜 것 같다"고 감격에 젖었다.
가능성을 보였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100%의 몸이 아니라고 했다. 이천수는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한다. 1경기 1경기 시간을 늘려 경기를 하다 보면 100%의 몸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감각 기술 피지컬 모두 완벽하지는 않다. 끌어올리는 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몸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인천과 이천수는 내달 6일 리그 선두에 올라 있는 포항 스틸러스 원정길을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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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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