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LG 2년 연속 개막전 만루홈런의 영양가는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3.04.01 08: 30

LG는 3월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SK를 상대로 정성훈이 7회 역전 만루홈런을 쏟아올려 7-4로 짜릿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트윈스는 지난 해도 대구구장에서 거행된 삼성과 개막전에서 (큰)이병규의 만루포로 6-3으로 이겨 기분좋은 출발을 했습니다.
4번타자 정성훈은 이날 2-4로 뒤진 7회 와이번스의 두번째 투수 이재영이 박용택에게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내준 뒤 맞은 1사 만루 상황에서 초구 약간 높은 직구(145km)를 호쾌하게 때려 왼쪽 담장을 넘겼습니다.

정성훈은 지난 해도 4월 첫 달에 왼쪽 앞다리를 들어올리며 주로 초구를 노려쳐 한달동안에 7개 홈런을 날려 강정호(넥센)와 더불어 홈런 선두를 달린 적 있습니다.
이날 LG는 SK의 선발 좌완 레이예스에게 5회까지 퍼퍽트로 눌려 힘든 경기를 펼쳤으나 지난 해 팀 순위 7위팀으로 2위 팀 SK를 이겨 스타트를 기분좋게 끊었습니다. 31일 양팀간 2차전에서도 LG는 4-1로 역전승, 2연승을 기록했습니다.
LG는 지난 해 역시 그 전 해 우승팀 삼성과 개막전에서 3회초 (큰)이병규가 선발 차우찬을 상대로 선제 만루포를 쏟아올려 6-3으로 이기고 다음 날 2차전에서도 3-2로 승리, 2연승을 거두었습니다.
2년 연속 원정경기서 만루홈런으로 깜짝 승리를 올린 LG의 올해 목표는 10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수모를 씻어내는 것입니다.
지난 해 LG는 야구 전문가들이 최하위권에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개막전에서 좋은 출발을 한 다음 6월 19일까지는 3위에 올라 ‘가을 야구’를 향한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그러나 6월 하순 이후 타선이 무기력증에 빠지고 마무리 봉중근이 오른 주먹을 다치면서 투수진도 약화돼 결국 8개 팀 중 결국 7위로 추락했습니다.
올해도 LG는 하위권 팀으로 예상된 가운데 작년과 똑같이 원정 개막전에서 강팀을 연거푸 꺾고 2연승했는데 지난 해처럼 후반기에 처지는 모습을 보일까요?
그러나 올해 LG의 전력은 작년보다 나아져 작년처럼 급전직하하지는 않을 조짐을 보였습니다.
삼성 불펜의 핵심이던 정현욱을 데려와 봉중근, 유원상과 더불어 불펜이 강화됐고 2007년 세이브 2위(30세이브)를 기록한 우규민이 선발로 전환해 2차전 5 2/3이닝 1실점의 호투로 승리투수가 돼 앞으로 선발진 안정에 도움을 줄 것입니다.
타선은 박용택, 이진영,등 베테랑이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삼성 포수로 뛰던 현재윤이 수비와 타격에서 고비마다 제 몫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주현, 문선재, 정의윤 등의 방망이가 좋아져 공수 양면에서 LG는 전체적으로 지난 해에 비해 나아져 팀 성적이 쉽게 후반기에 내려앉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2년 연속 LG의 개막전 만루홈런은 31년전 한국프로야구 첫 경기에서 터진 이종도의 끝내기 만루홈런이 생각나게 만듭니다. 1982년 3월 27일 서울운동장(84년부터 동대문야구장으로 개칭)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MBC 청룡(LG의 전신)의 이종도가 10회말 1사 만루에서 삼성의 이선희를 상대로 그랜드슬램을 날려 11-7로 이긴 경기입니다.
작년까지 개막전 만루홈런은 7개가 나왔습니다. 이종도를 비롯해 양승관(삼미. 84년 삼성전), 한대화(해태. 90년 빙그레전), 조인성(LG. 2000년 롯데전), 안경현(두산. 2000년 KIA전), 채태인(삼성. 2011년 KIA전), 이병규(LG. 2011년 삼성전) 등 이었습니다.
보기드문 개막전 만루포이지만 이번 30일 개막전에서는 정성훈 외에도 오재원(두산)과 김현수(두산)이 삼성전에서 선발 배영수를 상대로 두 방을 날려 하루에 세 방이나 나왔습니다.
이번 개막전까지 모두 10개의 개막전 그랜드슬램이 터진 셈인데 이중 LG(MBC 포함)가 4개로 가장 많이 날렸고 삼성은 가장 많은 5개를 허용했습니다.
이날 개막전에서는 만루포 세 방 외에도 사직구장 경기만 제외하고 총 7개의 홈런이 담장을 넘어갔습니다. 그중에서 만루홈런 외에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SK가 LG전에서 7회말 프로 4년째인 조성우가 대타로 나와 홈런을 날려 역대 5번째 대타 홈런을 기록했고 1군경기 첫 출장 타석에서 넘겨 역대 데뷔 첫 타석 13번째 홈런을 기록한 게 눈에 띄었는데 정성훈의 역전 만루홈런으로 빛을 바랬습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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