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게인 1992’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가 시즌 시작 전 세운 목표다. 21년 만에 우승을 노려보겠다는 의미도 되지만 공격을 풀어가는 방식을 당시와 비슷하게 하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거포군단이었던 롯데는 이대호, 홍성흔이 차례대로 빠지며 타선의 무게감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동의 테이블세터였던 김주찬까지 이적해 다른 해답을 찾아야만 하는 상황이다.

롯데가 찾은 답은 뛰는 야구와 소총군단이다. 이미 롯데 김시진 감독은 “올해 적극적으로 뛸 것”이라고 예고했고, 박흥식 타격코치 역시 “장타력은 줄었어도 공격에서 짜임새를 갖춘다면 득점력은 오히려 작년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한다.
롯데가 6회 보여준 대량득점은 올 시즌 롯데 공격이 나가가야 할 방향을 일러준다. 이날 롯데는 0-2로 끌려가던 6회 안타 6개와 볼넷 2개, 그리고 도루 2개를 묶어 대거 5득점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주목할 점은 장타가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안타는 모두 단타였고 적시적소에서 주자를 불러 들였다. 1루 주자는 단타 하나만 나와도 거침없이 2루를 지나 3루까지 내달려 김 감독이 강조하는 한 베이스 더 가는 주루를 보여줬다.
또한 롯데는 마음껏 도루를 시도하며 상대 내야진을 유린했다. 전날에도 도루 2개를 기록했던 롯데는 이날 경기에서 모두 6번 도루를 시도해 5번 성공시켰다. 2회 1사 1,2루에서는 황재균과 박종윤이 더블스틸을 성공시켰고 4회에는 황재균이 단독도루를 했다. 이어 6회에는 박기혁이 3루를, 전준우가 2루를 연달아 훔쳤다. 손아섭만이 3회 도루실패로 아웃을 당했다.
결국 롯데는 연이틀 한화를 상대로 6-5, 연이틀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개막 2연승을 달렸다. 개막 2연전을 마친 롯데의 팀 타율은 2할7푼4리로 전체 4위, 그렇지만 팀 20루타로 전체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전체 팀 안타 17개 가운데 장타는 단 두 개뿐이다. 또한 팀 도루 7개로 이 부문에서는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제 겨우 두 경기를 했지만 결과를 놓고 봤을 때 올해 롯데가 나아가고자 했던 방향대로 공격이 이뤄졌다. 소총도 효율적으로 잘만 쓰면 대포 못지않은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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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백승철 기자,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