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프로야구는 개막부터 불타올랐다.
지난달 30일 전국 4개 구장에서 일제히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가 막을 올렸다. 사직구장을 제외한 전 구장이 매진을 기록한 가운데 지난 겨울 야구에 굶주렸던 팬들은 야구를 맘껏 즐겼다. 지상파 방송 3곳이 야구 생중계를 편성했다.
선수들도 기다렸던 야구였다. 시범경기와 다르게 가득찬 관중의 함성 속에 개막전날 4경기에서 총 54득점이 나와 역대 개막전 최다득점 기록(53득점)을 갈아치웠다. 프로야구 사상 첫 만루포 3개는 보너스. 투고타저가 될 것이라던 예상이 빗나갔다.

가장 숨막혔던 곳은 사직구장. 롯데가 이틀 연속 9회 끝내기로 6-5 승리를 가져갔다. 개막전에서는 역대 1호 끝내기 희생플라이가 나왔다. 개막 이틀 연속 끝내기 승리도 처음이다. 손아섭은 31일 끝내기 적시타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한화 타선 역시 끈질긴 투지를 보여줬으나 마운드의 뒷심이 아쉬웠다.
LG와 두산 '잠실 두 집'도 각자 원정지에서 나란히 2연승을 달렸다. LG는 문학에서 SK를 꺾었다. 개막전 정성훈의 만루포가 화려한 봄을 예고했다. 마운드(팀평균자책점 2.50)은 8팀 중 가장 안정적이었다. 두산은 심지어 개막 첫날 삼성 배영수에게 만루 홈런 2개를 안겼다. 오재원이 몸집을 불린 보람이 있다. 두산은 팀타율 1위(.310)를 달렸다.
KIA와 넥센은 최강 클린업 트리오를 보유한 두 곳답게 이틀 연속 타격전을 벌였다. 첫날 역전, 재역전 끝에 4번타자 나지완의 5타점 활약을 앞세운 KIA가 개막 8연패를 끊고 포효하자 넥센 4번타자 박병호가 둘째날 2안타 2타점으로 발끈했다. 2경기에서 양팀이 뽑아낸 점수는 총 29점이었다. '광주일고의 날'에는 김병현이 서재응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프로 첫 감독승.
이틀간 8경기에서 나온 홈런은 모두 10개. 봄을 맞아 '야구의 꽃'이 전국에 만발한 2연전이었다. 2일부터 삼성을 제외한 8개 팀이 첫 3연전에 들어간다. 본격적으로 밤경기가 시작되는 3연전에서는 또 어떤 재미가 야구팬들을 기다리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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