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석 감독, 아이돌 안쓰고 신인배우 기용 '뚝심'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4.01 10: 25

4월 10일 개봉을 앞둔 영화 '전설의 주먹'에는 신인배우들이 대거 등장한다. 요즘 10대나 20대 젊은 배우가 필요한 작품에서는 티켓 파워나 기타 해외 판권 등을 고려해 아이돌 출신들을 쓰는 것과 달라 눈에 띄는 모습이다.
무려 4명이 신인다. 그 중 한 명 정도는 아이돌 스타를 기용할 법 하지만 네 명 모두 대중에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신인들이다. 일면 파격적인 모습이라고도 할 수 있다.
네 명의 배우들은 얼굴도 이름도 생소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존재감이 강한 선 굵은 남자배우들인 황정민, 유준상, 윤제문, 정웅인의 학창시절을 연기한 박정민, 구원, 박두식, 이정혁이 그 주인공들. 부담도 상당했을 터이지만, 베일을 벗은 '전설의 주먹' 속 이 청년 배우들은 새로운 얼굴이 가져오는 신선한 에너지를 잘 뿜어냈다는 평이다.

황정민의 아역은 박정민이다. 2011년 이제훈과 함께 영화 '파수꾼'에 출연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박정민은 극 중 천부적인 복싱 실력으로 챔피언을 꿈꿨지만 지금은 극 중 평범한 국수집 사장으로 살고 있는 임덕규(황정민)의 과거 시절로 분했다.
'파수꾼' 뿐만 아니라 영화 '댄싱퀸', 연극 '키사라기 미키짱', 드라마 '신들의 만찬', '골든타임'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에 출연한 그는 개봉을 앞둔 영화 '감기'에도 캐스팅 됐다. 이번 '전설의 주먹'을 위해 복싱 특훈은 물론 다이어트까지 감행했다.
유준상의 어린 시절은 구원이 연기한다. 구원은 얼마 전 종영한 SBS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에서 소이현의 동생으로 출연하면서 대중에 눈도장을 찍었다. 극 중 구원은 과거, 위협적인 태권도 실력으로 사당고를 제패했던 일진이었으나 현재 대기업에서 부장으로 성공한 샐러리맨의 삶을 살고 있는 이상훈의 아역을 열연했다. 부드럽고 자상한 외모 속에 뿜어져 나오는 특유의 카리스마가 인상적이다.
'전설의 주먹'을 통해 배우 데뷔를 하게 된 박두식은 극 중 남서울고 미친개로 불렸던 신재석의 아역을 맡아 독특한 매력을 선보인다. 특히 죽도록 일등이 되고 싶었던 삼류 건달 신재석을 맡은 윤제문처럼 개성 넘치는 마스크와 강인한 눈빛, 그리고 연기를 향한 뚝심이 돋보인다.
박두식과 함께 '전설의 주먹'으로 스크린 신고식을 치르는 신인 배우는 이정혁이다. 그는 극 중 재벌 3세 손진호 역을 맡은 정웅인의 아역으로 분했다. 정웅인이 극 중 맡은 손진호란 인물은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나 우정을 돈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인물로 이후 성인이 되어서도 어린 시절 친구 였던 이상훈(유준상)을 최 측근에 두고 심복으로 부린다. 손진호의 아역 시절을 열연한 이정혁은 곱상한 외모지만 '전설의 주먹'을 통해 이기적이고 야비한 손진호 역을 맡아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입증 받을 지 관심을 모은다.
실제로 강우석 감독은 배우 엄태웅, 김남길, 이민호의 가능성을 처음으로 발견했었다. 영화 '글러브'에서는 신인 장기범을 비롯해 김혜성, 이현우 등 젊은 배우들을 캐스팅하며 이들의 새로운 모습을 끌어내기도 했다. 아역들이 연기를 못하거나 혹은 너무 도드라지면 성인 배역 연기들과의 흐름이 맞지 않을 위험도 있지만, '전설의 주먹' 속 젊은 배우들은 잘 단련된 모습으로 극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아역 시절을 안정되게 이끌었다.
강우석 감독은 이처럼 아역 배우들을 아이돌 스타로 포진하지 않고 매번 신인들을 캐스팅하는 것에 대해 "아역에 아이돌 스타들을 캐스팅하려는 유혹이 있었지만 철저히 배제했다”며 “아이돌로 영화를 알리는 데 도움 받을 순 있지만, 영화를 열어 보는 순간 리얼리티가 떨어지게 된다"라며 캐스팅 비화를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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