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애런 헤인즈(32)였다. 막을 선수가 없었다.
SK는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2012-2013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 1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75-67로 눌렀다. SK는 13년 만의 챔프전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해결사는 헤인즈였다. SK는 초반 무딘 경기감각을 보이며 다소 고전했다. 헤인즈는 영리하게 파울을 유도하는 등 KGC의 수비를 조금씩 무너뜨렸다. SK는 15-11로 기선을 잡았다.

헤인즈의 진가는 2쿼터에 드러났다. 그는 화려한 개인기로 직접 공격의 활로를 뚫었다. 헤인즈가 2쿼터에만 14점을 쏟아낸 SK는 47-42로 전반을 앞섰다.
헤인즈의 득점포는 쉬지 않았다.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6점을 몰아친 것. 특히 헤인즈는 3쿼터 후반 SK가 10점 차로 달아나는 결정적인 바스켓카운트를 성공시켰다. 헤인즈는 29점, 19리바운드의 뛰어난 활약으로 21점에 그친 후안 파틸로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경기 후 헤인즈는 “경기 전에는 2주나 쉬어서 걱정했다. 그래도 이겨서 기쁘다”고 말했다. SK 선수들은 연습이 끝나고 헤인즈의 생일파티를 열어줬다. 이에 헤인즈는 “생일이라는 기분은 잠시 접어두고 플레이오프에 집중했다. 동기부여가 됐다. 가장 최고의 선물은 역시 팀의 승리다. 이길수록 돈도 많이 번다”며 즐거워했다.
한국무대 경험이 풍부한 헤인즈는 큰 경기에 강했다. 그는 “코리안 스타일을 잘 안다. 상대 팀이 날 어떻게 막는지, 심판의 성향이 어떤지 잘 안다. 챔프전에서도 뛰어봤기에 집중을 잘한다. 나는 매우 똑똑한 선수”라며 자랑했다. 또 파틸로에 대해 묻자 그는 “그냥 좋은 선수”라며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문경은 감독도 헤인즈 이야기가 나오자 입이 귀에 걸렸다. 문 감독은 “우리 팀의 주포다. 헤인즈에서 파생되는 공격이 우리 주무기다. 한국에서 5년 이상 뛴 경험으로 한국형 용병이 다 됐다. 굴러온 복덩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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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