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클래스가 달랐다. 김태술(29, KGC)이 왜 자신이 프로농구 최고가드인지 증명했다.
서울 SK는 1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진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안양 KGC인삼공사를 75-67로 이겼다. KGC는 애런 헤인즈를 막지 못했다. 헤인즈는 29점, 19리바운드를 폭발시키며 원맨쇼를 펼쳤다.
KGC도 소득이 있었다. 김태술의 가치를 새삼 확인한 것. 체력전에서 밀리는 KGC는 초반 기 싸움이 매우 중요했다. 1차전 초반을 망치면 자칫 시리즈 전체가 무너질 수 있었다. 헤인즈가 득점시동을 걸자 SK가 주도권을 쥐는 듯 보였다.

이 때 김태술은 3점슛 두 방 포함, 1쿼터 10점을 퍼부었다. SK가 자랑하는 3-2 드롭존 수비도 김태술 앞에서 위력을 잃었다. 김태술은 헤인즈의 압박수비를 이겨내고 날카로운 어시스트를 뿌렸다. 가드가 살자 팀 전체가 날았다. 해볼 만 하다고 생각한 이상범 감독은 2쿼터 중반 과감하게 김태술을 뺐다. 후반에 승부를 걸어볼 만 하다는 판단이었다.
승부는 외국선수 화력싸움에서 갈렸다. 헤인즈는 끊임없이 골밑을 파고들어 파울을 유도했다. 반면 후안 파틸로는 점프슛에 의존하며 공격패턴이 단조로웠다. 헤인즈는 60%의 야투율을 기록하며 22%에 그친 파틸로를 압도했다. 리바운드 역시 19-7로 헤인즈의 우위였다.
김태술은 19점, 8어시스트로 김선형(10점, 3어시스트, 3스틸)을 넘었다. 다만 동료들의 부진이 아쉬웠다. 전반전 일찌감치 3파울에 걸린 양희종(5점, 10리바운드)은 후반전 득점이 없었다. 주포 이정현 역시 3점슛(1/5) 컨디션 난조로 8점에 그쳤다.
비록 이겼지만 문경은 감독과 김선형은 만족하지 못했다. 내용상 김태술에게 밀린 경기였다. 문 감독은 “헤인즈가 김태술을 막겠다고 자청했다. 김태술이 2:2를 할 때 스위치로 막았지만 수비가 덜 됐다. 2차전에서는 (김태술이) 좋아하는 2 대 2 플레이를 못하게 하겠다”고 밝혔다.
김선형은 김태술 이야기가 나오자 “확실히 (김)태술이 형과 게임하면 얄밉게 잘하신다고 느낀다. 공격할 때나 수비할 때 읽히는 느낌이다. 나보다 두 단계는 위에 있지 않나 생각한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1차전 패배로 KGC는 어려운 상황이 됐다. 2차전을 반드시 잡아야 3,4차전 홈에서 반전을 기대할 수 있다. 김태술의 장점을 십분 살려줄 동료들의 분발이 필요하다.
이상범 감독은 “오늘 파울관리를 못했다. 마지막에 올코트 프레스를 붙였어야 했는데 실수가 연달아 나왔다. 체력 때문”이라 진단하며 “그래도 선수들은 잘 뛰어줬다. 2차전 최선을 다할 것”이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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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학생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