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완이 보다는 진행이 성적이 중요하죠."
올 시즌 한화 이글스의 중심타선은 다른 팀과 비교했을 때 무게감과 파괴력에서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다. 김태완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김태완-김태균-최진행으로 이어지는 우타자 클린업트리오가 본격적으로 가동되기 시작했다.
한화를 상대하는 팀으로서는 부담스럽기 그지없는 중심타선이다. 일단 세 명 모두 최소 20홈런은 기대할 수 있는 타자들이다. 또한 기본적으로 선구안이 좋은 김태완과 김태균이 앞에 버티고 있고, 한 방이 있는 최진행이 이들을 장타로 불러들일 능력이 충분하다.

롯데와의 개막 2연전에서도 한화 중심타선은 위력을 발휘했다. 한화가 기록한 22개의 안타 가운데 이들 세 명은 11개의 안타를 합작해 정확히 팀 안타의 절반을 책임졌다. 또한 한화가 2경기에서 얻은 10점 가운데 7타점이 세 명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말 그대로 클린업트리오의 정석을 보여줬다.
지난달 31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김태균은 다시 4번 자리를 맡은 것에 대해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어디에서나 내 타격을 하면 된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시즌을 앞두고 한화 김응룡 감독은 김태균을 3번, 김태완을 4번으로 배치하는 타순을 시험하기도 했었다.
"태완이나 진행이 모두 좋은 타자라 마음이 편하다"는 김태균은 "태완이 보다는 진행이 성적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유는 이른바 '우산효과' 때문이다. 강타자가 있으면 그 타자의 타순 앞뒤에 배치된 타자들이 긍정적인 효과를 얻는다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뒤에 홈런타자가 있으면 주자를 쌓아놓지 않기 위해서라도 투수는 앞 타자와 정면승부를 하기 마련이다.
4번에 배치될 김태균에게는 김태완 보다는 최진행의 성적이 중요하다. 김태완이 좋은 성적을 유지하면 자신이 타점을 올릴 가능성이 높아 지지만 최진행의 성적이 좋으면 투수들은 김태균과의 승부를 피할 수 없다. 그만큼 적극적인 타격을 할 수 있고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쉽다.
결국 가장 중요한 건 김태균 본인의 컨디션이다. "일단 내가 올라오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하는 김태균이다. 우산을 쓴 김태균이 올해 어떤 성적을 올릴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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