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왕' 클라이막스 다가설수록 더 아쉽다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4.02 09: 04

SBS 월화드라마 ‘야왕’(극본 이희명, 연출 조영광)이 종영까지 1회만을 남겨두고 있는 가운데, 클라이막스에 다다를수록 확연하게 구분되는 완성도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야왕’은 지난 1일 방송에서 다해(수애 분)가 있는 청와대를 압수수색하는 하류(권상우 분)의 모습을 그리며, 첫회에 등장해 의문으로 남았던 두 사람 사이를 가른 실탄 표적의 주인공이 누구였는지를 공개했다. 다해가 꺼내든 총을 맞은 이는 결국 하류였다.
‘야왕’은 이날 방송에서 다해의 범죄행각을 세간에 알리기 위해 특검보가 된 하류와, 이를 어떻게든 막아서기 위해 애를 쓰는 다해의 모습을 그린 가운데, 하이라이트부분에 해당하는 마지막 10여분을 첫회에 등장했던 신으로 오버랩시켰다.

‘야왕’은 지난 1월 청와대 압수수색 과정을 담으며 최고 권력자인 퍼스트레이디 다해를 향해 성큼성큼 걷는 하류의 모습으로 포문을 열었다. 특검이 된 현직 검사의 우직하고도 파격적인 압수수색 과정은 다해와 하류 사이의 씻을 수 없는 상처와, 그로 인해 벌어진 비극적이고도 깊은 애증이 담긴 ‘야왕’의 여정을 예감케 했지만, 종영까지 한 회만을 남겨둔 현재 실현되지 못한 이 같은 기대는 야심찬 첫회와 대비돼 아쉬움의 크기를 더한다.
‘야왕’은 지난 23회분을 방송하는 동안 첫회와 23회분에 등장한 다해와 하류 사이에 벌어진 총격전을 위해 달려왔다고 해도 무방한 드라마다. 아이를 낳고 살 정도로 사랑했던 사이에서 서로에게 총구를 겨누는 관계로 변질된 과정이 핵심 포인트건만 ‘야왕’은 이러한 과정에 있어 납득할 만한 전개 대신 무리수 진행을 일삼았다. 지난 방송에서 대통령 석태일이 말했던 것처럼 최고 권력의 자리에 오르기까지 협박을 일삼는 다해의 행동과, 안 되면 죽여버리겠다는 심산으로밖에는 비쳐지지 않는 품위도, 수긍도 가지 않는 선택은 서로를 향해 총구를 겨눈 다해와 하류 사이의 비극적 정서에 어떠한 힘도 실어주지 못했다.
특히 퍼스트레이디가 되어서도 뒷골목 시절 때를 벗어나지 못하는 다해의 살인교사 주문과 그에 반응하는 의붓오빠 주양헌(이재윤 분)의 모습은 여기저기 흠이 많은 ‘야왕’의 떨어진 완성도를 또 한 번 실감케 한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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