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두 경기 표본일 뿐이지만 팀이 뽑은 16점 중 9점을 자신들의 방망이로 만들어내며 명불허전임을 증명했다. 이번에는 국내에서 가장 넓은 안방에서 치르는 홈 개막 3연전. 두산 베어스 클린업 김현수(25)-김동주(37)-홍성흔(36) ‘김동성 트리오’는 잠실에서도 불방망이를 휘두를 것인가.
두산은 지난 3월 30~31일 대구 삼성 개막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기분 좋게 안방 잠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2일부터 4일까지 SK와 홈 개막 3연전을 치를 예정. 비록 두 경기였으나 팀 타율 3할1푼으로 1위, 타점 1위(16개), OPS(장타율+출루율) 8할6푼5리로 1위를 기록하며 화력을 유감없이 뽐낸 두산이다.
그 중심에는 합작 3할6푼4리 1홈런 9타점을 쓸어 담은 김동성 트리오가 있다. 2경기 동안 8타수 4안타(5할) 1홈런 4타점을 올린 3번 타자 김현수는 개막전 쐐기 만루포로 시즌 첫 경기에서 손맛을 보는 짜릿함 속 산뜻한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해까지 ‘김현수가 몇 홈런을 치느냐, 타율을 얼마나 기록할 것인가’라는 관심 속 부담을 느끼던 김현수는 이제 목표 스탯에 대한 부담을 벗고 자기 스윙을 보여주는 중이다.

김동주의 개막 2연전 성적은 7타수 2안타(2할8푼6리) 2타점. 기록은 그리 뛰어난 편은 아니었으나 김동주는 예년에 비해 훨씬 더 투철해진 마음가짐으로 2013시즌을 뛰고 있다. 특히 3월 31일 삼성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 김동주는 3회 유격수 땅볼을 때려냈으나 1루로 전력질주하며 병살을 막고 동점 타점을 올린 뒤 홍성흔의 좌중간 2루타에 1루에서 홈을 밟았다. 그동안 부상 등으로 인해 어림없는 땅볼 시 전력질주를 삼가던 김동주가 바뀌었음을 보여주는 한 예다.
FA 복귀생 홍성흔도 30일 경기서는 3타수 무안타를 기록, 사사구 2개 출루에 만족해야 했으나 31일은 2타점 결승타를 때려내는 등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2연전 성적은 2할8푼6리(7타수 2안타) 3타점. 선수로서 행사한 FA 이적에 팬들로부터 엄청난 비난을 받아 심한 마음고생을 했던 홍성흔은 2차전 결승타 맹타로 자신을 둘러싼 부담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했다. 2008년 이후 5년 만에 재회한 김동성 트리오의 첫 두 경기는 성공적이었다.
문제는 이제 안방 잠실구장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점. 홈플레이트에서 중앙까지 125m, 좌우 100m에 달하는 잠실구장은 메이저리그 구장과 비교해 봐도 큰 편에 속하는 구장이다. 그만큼 투수에게 유리하며 거포들에게는 불리한 곳이다. 따라서 세 중심 타자들의 타구가 얼마나 적게 범타가 되느냐가 중요한 변수다.
잠실구장에서는 김현수의 출루 능력과 김동주-홍성흔의 밀어치는 능력이 얼마나 잘 발휘되느냐가 두산의 승패 향방을 좌우할 수 있다. 전성 시절에 비해 김동주와 홍성흔의 타구 탄도 및 비거리는 떨어진 편. 따라서 일관된 풀스윙 보다는 필요한 순간 밀어쳐서 찬스를 연결하는 타격도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둥이 흔들리면 집이 무너지듯 중심 타선이 제 활약을 하지 못한다면 상위권 성적은 기대하기 힘들다. 디펜딩 챔프를 2연패로 몰아넣는 데 공헌한 김동성 트리오는 안방 잠실에서도 제 위력을 보여줄 수 있을까.
farinell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