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사나이' 배슬기, "내가 동행한 경기서 진 적이 없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4.02 11: 56

"내가 동행한 경기서 진 적이 없다".
자칭 팀의 '분위기 메이커'이자 자타공인 '행운의 사나이' 배슬기(28, 포항)가 포항의 원정명단에 포함됐다. 배슬기는 2일 히로시마 빅아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3차전에서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원정경기에 함께 하게 됐다.
물론 주전 중앙 수비수가 지치거나, 아프거나, 다치거나 그도 아니면 경고 누적으로 출장하지 못해야 그라운드에 나설 수 있다. 백업 요원이기 때문이다. 그런 그를 황선홍 감독이 매번 경기에 동행시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가 있다. 벤치에서 주전 못지않은 활약을 하기 때문이다. "경기가 끝나면 목이 쉬어 있다. 아마 내가 우리 팀에서 가장 소리를 많이 지를 것"이라며 스스로 넉살을 떨 정도다. 출전하지 못한다고 시무룩해 있으면 팀 분위기가 죽는단다. "벤치에서 동료들을 열심히 응원하는 것도 내 역할"이라며 팀을 먼저 생각한다.
입담이 좋은 배슬기는 확실히 포항의 분위기 메이커다. 실제로 지난달 13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자르 스타디움에서 열린 분요드코르와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입담을 자랑했다. 포항이 경기 종료 직전 2-1로 앞서 있을 때 골키퍼 김다솔이 상대 선수와 부딪쳐 쓰러지자 배슬기는 "우리도 할 수 있어, 침대축구. 우리는 과학이다"라고 외쳤다. 주변은 그야말로 '빵 터졌다'. 배슬기는 "침대축구가 페어플레이는 아니지만 그때 정말 침대축구를 해서라도 이기고 싶어 나도 모르게 그런 말이 입 밖으로 튀어나왔던 것 같다"며 겸연쩍어했다.
그뿐만은 아니다. 배슬기는 자타가 인정하는 '행운의 사나이'다. "지난 시즌부터 내가 동행한 경기에서 우리 팀은 한 번도 진 적이 없다"는 것. 어쩌면 황 감독이 배슬기를 출전시키지 못하더라도 매 경기 동행시키는 이유가 아닐까.
올 시즌 아직 한 경기도 뛰어보지 못한 배슬기의 목표는 소박하다. "15경기 출장". 그리고 인터넷에서 검색을 했을 때 연예인 대신 축구선수 배슬기가 먼저 뜨는 것이다. 배슬기가 벤치에서 팀을 독려하는 분위기 메이커에서 더 진화해 그라운드의 분위기를 쥐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선수가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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