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종호의 룩 패스] '구단 이기주의 타파' 외치는 연맹, 주제곡 논란 대처는?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4.02 15: 04

K리그 주제곡(앤섬) 논란을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이 어떻게 대처할까?.
지난달 1일 연맹은 보도자료를 통해 "K리그, 선수 입장시 주제곡(앤섬) 의무 사용"이라고 알렸다. K리그를 대표하는 웅장한 주제곡 'Here is the Glory'를 K리그 클래식 개막전부터 선수들의 입장곡으로 의무 사용한다는 내용이었다.
의무 사용이라고 전한 K리그의 주제곡. 하지만 FC 서울은 지난달 2일 포항 스틸러스와 개막전에는 포항 선수들이 입장할 때 주제곡을 틀고, 서울 선수들이 입장할 때는 2005년부터 사용한 구단 자체 응원곡 '진군가'를 틀었다. 인천전과 경남전에서는 K리그 주제곡을 들을 수가 없었다.

이에 연맹 측은 "선수 입장시 주제곡 사용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합의된 사항으로, 규정에 준하는 것이지만 서울이 지키지 않고 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서울도 할 말은 있었다. "주제곡을 틀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정된 주제곡이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만들어져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연맹 측에 전부터 계속 이야기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반대된 입장을 밝혔다.
서울이 현 주제곡 'Here is the Glory'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Here is the Glory'는 2010년 K리그 서포터스 연합회가 연맹에 헌정한 곡이다. 하지만 K리그 서포터스 연합회에 서울 서포터는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 오히려 연합회와 반목하는 사이다. 이 때문에 서울은 팬들이 참가하지 않은 'Here is the Glory'의 주제곡 사용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팬들의 사랑을 바탕으로 성장하는 구단 입장에서는 이해가 가는 처사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서울이 자신들만 생각하는 구단 이기주의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이사회 결의가 있기 전에 협상을 마쳤어야 된다는 것. 이사회 결의 후 공식 발표가 있었음에도 일방적인 거부로 의무 사항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구단 이기주의라는 것이다.
올해 연맹은 강력한 추진력으로 막힘없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구단 이기주의 타파!'를 외치며, 전체 구단의 이익에 반하는 사항에 대해서는 규정에 없는 사항이라도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등 구단 이기주의 타파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제곡 논란에 대해서는 다소 미적지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맹의 한 관계자는 서울의 주제곡 사용 거부가 있은지 3주가 지났지만 "글쎄 아직 보고 받은 바가 없다. 상황을 파악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구단 이기주의 타파'를 외치는 연맹은 하루 빨리 서울의 주제곡 사용 논란을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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