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디 앨런 감독의 영화 ‘로마 위드 러브’는 우리가 한 번쯤 머릿속으로 그려봤던 엉뚱한 상상들을 한데 모아놓은 종합선물 같은 작품이다.
우디 앨런 감독의 유럽 프로젝트 ‘로마 위드 러브’가 2일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베일을 벗었다. ‘미드나잇 인 파리’로 백일몽을 선사한 것에 이어 이번에는 로마에서 누구나 꿈꿔봤던 짜릿한 일탈과 판타지를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통해 충족시켜준다.
‘로마 위드 러브’는 좁은 골목, 고대 건축물 사이마다 꿈같은 일탈과 맞닥뜨리게 되는 도시 로마를 배경으로 ‘추억’, ‘명성’, ‘스캔들’, ‘꿈’이라는 키워드를 담고 있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맛깔스럽게 엮은 영화.

자신의 젊은 시절을 꼭 빼닮은 건축학도를 만나 그의 삼각관계에 훈수를 두기도 하고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전 국민 모두가 아침 식사까지 궁금해하는 벼락스타가 된다. 이뿐 아니라 순결을 지키고 있던 남자 앞에 갑자기 나타난 섹시녀가 신세계를 보여주고 평생 이루고 싶었던 오페라의 꿈을 실현하는 스토리는 바로 우리가 스쳐 지나가듯 상상해봤던 얘기들이다.
영화는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소소한 얘기들을 다루는 듯하다. 그러나 우디 앨런 감독은 특유의 유머를 내세워 약간 방향을 틀어 흥미진진하게 풀어내 영화를 보는 내내 픽픽 웃게 한다.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스토리. 그것이 이 영화가 가진 매력이다.
이렇게 현실과 비현실을 오가는 스토리에 유럽이 가진 묘한 매력이 더해져 ‘어쩌면 유럽이기에 가능한 얘기들이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로마 위드 러브’의 매력은 다양한 맛을 내는 배우들의 기막힌 앙상블로 폭발한다. ‘주노’의 엘렌 페이지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인물 모니카로 분해 친구의 남자친구를 사로잡고 ‘소셜 네트워크’의 제시 아이젠버그는 어리바리하면서 순수한 매력을 발산한다.
이뿐 아니라 이탈리아 국민배우 로베르토 베니니는 갑작스러운 유명세에 일상이 뒤죽박죽돼버린 캐릭터로 웃음을 자아낸다. 특히 우디 앨런 감독이 ‘스쿠프’ 이후 6년 만에 배우로 출연해 선보인 능청스럽고 위트 있는 연기는 영화의 또 다른 관람 포인트다.
우디 앨런 감독 작품 특유의 화사한 색감과 유머러스한 스토리가 돋보이는 ‘로마 위드 러브’. 그의 전작 ‘미드나잇 인 파리’가 황홀한 타임슬립으로 흥행을 이끌어냈던 것에 이어 신작 ‘로마 위드 러브’가 관객들을 또 한 번 유럽의 마법에 빠뜨리며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기대된다. 오는 1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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