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위시한 젊은 층의 입맛을 고려한 다양한 영화들이 개봉했거나 개봉을 앞두고 있다. 특히 '신세계', '7번방의 선물' 등 상반기 흥행작들에서 주로 카리스마 넘치는 아저씨들의 활약이 돋보였다면 이들 영화에서는 풋풋한 십대 주인공들의 다양한 모습이 그려지며 새로운 볼거리를 주고 있다.
지난 14일 개봉해 곧장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하며 의외의 흥행성적을 보인 '웜 바디스'가 첫 번째 주자. '웜 바디스'(조나단 레빈 감독)는 대중적인 영화에서는 이례적인 좀비라는 독특한 소재와 깔끔한 연출력, 젊고 예쁜 두 청춘 배우를 앞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관객수 110만을 돌파하며 뒷심을 발휘중이다. 특히 주인공 니콜라스 홀트는 개봉 이래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상위권에 머무르며 국내 네티즌의 집중 관심을 받으며 할리우드의 새로운 라이징 스타로 부상하고 있다.
'웜 바디스'와 같은 날 개봉해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는 '파파로티' 역시 10대의 이야기를 담았다. 배우 이제훈은 극 중 성악천재 건달 고등학생 장호 역을 맡아 음악에 대한 순수한 열정과 사랑을 불태우며 감동을 줬다. 비록 이제훈의 실제 나이는 올해로 서른 살이지만, 영화에서 만큼은 누구보다 뜨겁고 거침없는 10대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냈다. 또한 장호를 따라다니는 숙희 역의 강소라 역시 '써니'에 이어 발랄한 여고생의 모습을 선보였다.

오는 11일 개봉 예정인 '월 플라워'(스티븐 크보스키 감독) 방황하는 미국 고등학교 학생들의 이야기를 그리는 영화다. 어린시절의 상처를 안은 채 자기만의 세계에 갇혀 살아가는 찰리(로건 레먼 분)는 샘(엠마 왓슨 분)과 패트릭(이즈라 밀러 분) 남매를 만나 삶의 변화를 겪으며 성장하게 된다. 특히 '해리 포터' 시리즈로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은 청춘 스타 엠마 왓슨이 여주인공 샘으로 등장해 자유분방한 매력을 발산할 예정이라 국내 많은 팬들이 영화의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뷰티풀 크리처스'(리처드 라그라브네스 감독) 역시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트와일라잇' 류의 십대 판타지 멜로 드라마다. 마녀의 운명을 타고난 소녀 리나는 열여섯 생일을 기점으로 선과 악 중 한 편을 선택해 세상의 운명을 결정지어야 한다. 리나 역을 맡은 앨리스 엔글레르트는 '진저&로사(Ginger&Rosa)'를 통해 런던영화제 여우조연상에 노미네이트됐을 정도로 뛰어난 연기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신예로 두 가지의 선택 앞에 갈등하는 어린 소녀의 모습을 인상적이게 그려냈다. 오는 18일 개봉.
스크린을 수놓은 젊은 배우들의 활약은 30-40대 남자 주인공을 앞세운 영화가 주를 이루는 한국 영화 시장에서 영화관을 찾는 관객들에게 새로운 선택권을 주며 작지만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10대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들이 '웜 바디스'와 '파파로티'를 이어 흥행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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