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지나면 정말 좋은 포수가 돼 있을 것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올해 주전 포수로 1군 경험이 통산 7경기에 불과한 박동원(23)을 택했다. 박동원은 정말로 지난달 31일 광주 KIA전에서 마스크를 쓰며 첫 선발 포수 데뷔전을 치렀다.
박동원은 지난 2009년 입단할 때부터 공수주를 두루 갖춘 자원으로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주로 2군에서 실력을 키우다가 2011년 상무에 입대, 2012년 퓨처스 타율 8위(.326)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제대한 뒤 염 감독의 신임을 얻으며 주전 포수로 낙점됐다.

실력이 뛰어나더라도 어린 선수에게 안방마님으로 내세우는 것은 한 팀에 있어 큰 모험이다. 박동원을 주전 포수로 찍은 염 감독의 마음은 어떨까. 염 감독은 2일 목동 LG전을 앞두고 "올해 1년은 박동원에게 투자하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염 감독은 "올해가 지나면 박동원은 정말 좋은 포수가 돼 있을 것이다. 물론 올해 박동원에게 바라는 점도 있긴 하다. 하지만 올해는 그에게 충분히 기회를 줄 것이다. 올 1년을 투자해 10년 갈 포수를 만들 수 있는 것 아니냐"며 뚝심을 드러냈다.
박동원은 이날 3개의 도루를 허용하며 아직 부족한 점을 드러냈다. 그러나 염 감독은 "1회 김주찬의 도루는 거의 잡는 타이밍이었는데 유격수가 놓쳤다. 동원이에게 큰 문제는 없었다"고 두둔했다.
겨울 내내 사인을 맞춘 투수 김병현과의 호흡도 좋았다. 김병현은 이날 5⅔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승을 따냈다. 김병현 스스로 완급 조절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승인이지만 프로에서 처음 배터리를 이루는 박동원과의 궁합도 시범경기 때부터 만족스러운 부분이다.
박동원은 첫 개막 엔트리 및 선발 출장에 대해 "떨리거나 크게 동요하지는 않는다"고 생각보다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90년생 답지 않은 성숙한 모습으로 무장한 박동원이 넥센의 10년 미래를 밝히기 위한 포수 성장기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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