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히오 에스쿠데로(25, 서울) ACL 센다이전에서 골을 넣고 환호했다. 그에게 있어 의미가 각별한 골이었다. 상대가 일본 J리그팀이었기 때문이다.
에스쿠데로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E조 3차전 베갈타 센다이와 경기에 선발출전,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후반 막판 유상훈 골키퍼가 퇴장당하며 1골을 허용, 자칫하면 동점 내지 역전까지 당할 수 있었던 점을 상기하면 더없이 귀중한 1골이었다.
데구라모리 마코토 센다이 감독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데얀-몰리나-에스쿠데로의 스리톱이 보여주는 공격력을 잘 알고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낸 그대로였다. 전반 시작과 함께 몰아친 서울은 몰리나가 흘려준 공을 그대로 에스쿠데로가 밀어넣어 골로 연결하며 전반 5분 만에 선제골로 기선을 제압했다.

에스쿠데로가 보여준 활약이 의미가 깊은 이유는 또 있다. 스페인 출생의 일본 국적으로 J리거 출신인 에스쿠데로는 2012년까지 뛰었던 우라와 레즈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우라와에서 뛰는 동안 에스쿠데로는 93경기에 출전해 단 11골만을 기록했을 뿐이다.
일본에서 부진하던 에스쿠데로는 지난 2012년 여름 서울로 임대됐다. 한국 축구는 에스쿠데로에게 잘 맞았다. 그는 입단 후 점차 K리그 무대에 적응해가며 서울의 '무공해 축구'를 이끄는 삼두마차에 이름을 올렸다. 그리고 지난 시즌 20경기에 출장해 4골 3도움을 기록하며 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그 자신도 "한국 축구는 열정적이고 일본 축구는 소극적, 수비적이다. 한국 축구가 내게 더 잘 맞는 것 같다"고 했던 말 그대로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인 것.
그리고 에스쿠데로는 서울 선수로, 한국의 K리그 클래식에서 뛰는 선수로서 아시아 최정상을 가리는 무대인 ACL에 출전하고 있다. 부진한 성적 때문에 두 번째 J리그 최연소 선수라는 기록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 무명에 가까웠던 에스쿠데로가 K리그에서 완전히 부활한 셈이다. '친정'이나 마찬가지인 J리그 센다이를 상대로 K리그의 힘을 보여준 에스쿠데로의 선제골, 그 의미가 각별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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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