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만루포’ 오재원, 이번에도 만루남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4.02 21: 42

이번에도 만루, 그것도 2사 만루였다. 근육 증량을 통해 중거리포로 변신을 꾀한 두산 베어스 내야수 오재원(28)이 다시 한 번 만루 본능을 보여줬다.
오재원은 2일 잠실 SK 홈 개막전에 6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장해 0-0으로 맞선 5회말 2사 만루에서 채병룡을 상대로 2타점 선제 결승 중전 안타를 때려냈다. 오재원의 적시타를 시점으로 두산은 타자일순 6득점을 올리며 3연승에 성공했다. 이날 오재원은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6이닝 3실점 2자책 호투를 펼친 선발 노경은과 함께 7-3 승리 일등공신이 되었다.
특히 오재원은 이날 또다시 2사 만루의 사나이가 되며 팀의 개막 3연승에 한 몫 했다. 지난 3월 30일 대구 삼성 개막전에서도 오재원은 1회 2사 만루에서 상대 선발 배영수의 8구 째 투심 패스트볼을 밀어쳐 좌월 선제 결승 만루포로 연결했다. 이는 9개 구단 타자들 중 1호 홈런으로 만루포가 개막 축포가 된 것은 1990년 해태 한대화 이후 23년 만이다.

타구는 달랐으나 상황은 비슷했다. 4회까지 0-0으로 맞서던 두산과 SK. 5회말 두산은 이종욱의 중전 안타, 김현수의 고의 볼넷 등으로 1사 1,2루가 된 뒤 김동주가 좌전 안타를 때려냈으나 이종욱이 홈에서 횡사했다. 여기서 자칫 팀의 상승세가 끊어질 수 있었으나 후속 타자 홍성흔의 볼넷으로 2사 만루가 되며 오재원에게 기회가 왔다.
파울 두 개로 2-0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오재원은 채병룡의 엇나가는 공 하나를 거른 뒤 4구 째를 배트 중심에 잘 맞추며 컨택 능력과 집중력을 보여줬다. 이 타구는 중견수 김강민 앞에 떨어지는 안타로 이어졌고 2사였던 만큼 자동 출발한 두 명의 주자는 모두 홈을 밟았다. 하나의 범타나 삼진이었다면 경기 분위기를 상대에게 고스란히 내줄 수 있던 순간 오재원은 다시 한 번 만루 본능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오재원은 "홈 개막전이라 더 떨림도 있었고 그만큼 집중해서 경기에 임했다. 솔직히 만루는 의식했다. 초구 몸쪽을 노리고 들어갔는데 놓쳐서 다음 공에서 더욱 집중했다"라며 안타 상황에 대해 "변화구를 노렸는데 슬라이더가 들어와 칠 수 있었다. 만루에서는 상황이 타자에게 더욱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투수는 반드시 결과를 내야하는 입장이라 더욱 마음 편하게 나선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밝혔다.
farinelli@osen.co.kr
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