썰렁한 경기장, 프로야구 흥행 적신호?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4.03 06: 54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된 결과겠지만 생각보다 경기장이 썰렁하다. 지난해 사상 첫 700만 관중시대를 열었던 프로야구가 시즌 초반 부진한 흥행성적으로 의문점을 낳고 있다.
2일 4개 구장에서 일제히 열린 프로야구는 4경기에서 총 3만4818명의 팬들을 불러 모으는 데 그쳤다. 수용 규모가 가장 큰 잠실 SK-두산전은 1만260명, 넥센과 LG가 맞붙은 목동은 3307명, 사제 대결과 김응룡 감독의 홈 첫 경기로 관심을 모은 한화와 KIA의 대전에는 7088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흥행카드이자 NC의 역사적인 1군 첫 경기가 열린 마산만 1만4163명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이날 4경기는 모두 각 팀의 홈 개막전이었다. 관중들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가 풍성했다. 평일 저녁 경기라 가득 찬 경기장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상당수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잠실과 같은 경우는 평일에도 항상 들어차던 1루 내야석조차 빈자리가 눈에 띄었고 외야는 썰렁한 느낌마저 줬다. 대전과 목동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구단 관계자들은 이날 날씨의 영향을 받았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서울 지역에는 이날 오후 5시경까지 빗방울이 날렸다. 두산 관계자는 경기 전 “1만석 정도가 이미 예매로 팔려나갔다”라고 했지만 실제 관중수는 이를 약간 웃돌았을 뿐이다. 상당수가 비가 내리는 날씨를 감안해 예매를 취소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상대가 LG·KIA·롯데에 비해 원정 관중 동원력이 떨어지는 SK라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아직은 쌀쌀한 날씨도 호의적인 조건은 아니다.
그래도 이 정도로 썰렁한 경기장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지난 주말 개막 2연전 흥행결과가 생각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개막전이었던 지난달 30일 가장 뜨거운 야구 열기를 자랑하는 사직구장이 만원 관중 동원에 실패하며 개막전 전구장 매진 기록이 4년에서 끊겼다. 31일에는 광주를 제외한 나머지 3개 구장에서 빈자리가 듬성듬성 보였다. 사직은 1만7828명, 원정팬들이 많은 LG가 경기를 치른 문학도 2만2467명이었다.
물론 아직 3경기 성적에 불과하다. 날이 풀리면 흥행성적은 나아질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지난해에 비해서는 확실히 악재가 많다는 예상 자체는 설득력이 있다. 9개 구단 체제로 인한 일정의 변수,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기탈락의 여파, 그리고 류현진 추신수 등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수들로 인한 관심도 분산은 가벼이 여길 것이 아니다. 흥행을 이어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할 때가 온 것은 확실해 보인다.
skullboy@osen.co.kr
목동=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