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하는 방망이에 고민이 많았던 지난해와는 확실히 달라진 모습이다. 화력도, 집중력도 좋아졌다. 타격에 사이클이 있는 것은 절대 진리지만 기대를 걸어보기에 충분한 모습이다.
두산은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장단 13안타를 몰아치며 7-3으로 이겼다. 삼성과의 개막 2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던 두산은 이로써 개막 후 3연승의 신바람을 냈다. 원동력 중 하나는 바로 활발한 방망이였다. 삼성과의 2경기에서 나란히 11안타씩을 때린 두산은 이날도 두 자릿수 안타를 기록하며 팀 타율을 한껏 끌어올렸다.
안타가 많다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든 나쁘지 않다. 두산으로서 더 고무적인 것은 그 안타를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응집력이 강해졌다는 것이다. 한 번 터지면 대량득점의 공식이 이어지고 있다. 한 이닝에 대량득점이 나오는 이른바 ‘빅 이닝’이 많아졌다는 것이 첫 3경기 두산 타선의 특징이다.

2일 경기에서도 그랬다. 두산은 1회부터 4회까지 매 이닝 주자가 출루하고도 득점을 뽑아내지 못했다. 그러나 침묵하던 두산의 득점타는 5회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5회에만 타순이 한 바퀴 돌며 안타 7개를 뽑아냈다. 특히 2사 이후에만 안타 5개를 쳐내기도 했다. 브레이크가 없어 보였다. 결국 두산은 5회에서 대거 6점을 내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30일 개막전에서 1회 오재원, 4회 김현수의 만루 홈런 2방으로 9-4 승리를 거둔 두산은 31일에도 3회와 5회에 각각 3점씩을 뽑아내며 삼성의 기세를 꺾었다. 한 번 찾아온 기회를 물고 늘어졌다. 타선의 집중력도 고루 좋아졌다. 김현수 김동주 홍성흔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자들은 개막 2연전에서 8타점을 합작했고 2일 SK전에서는 하위타선이 SK 마운드를 맹폭하며 6타점을 기록했다. 쉬어갈 곳이 없는 곰 타선이 2013년 부활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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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