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 엔트리에 들었다는 소식에 부모님께서 멀리 부산에서 오시기도 하셨어요. 팀이 개막 연패 중이니 선수단 일원으로서 부담감과 책임감을 갖고 팀의 호성적에 힘을 보태고 싶습니다”.
세월이 흐르면 사람의 운동능력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팀은 언제까지고 특정인에게 의존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반면 젊은 경쟁자가 두각을 나타낸다면 이는 팀에 동기부여가 되어 선순환 작용으로 이어진다. 시범경기 타점 1위(9개)로 개막 엔트리 입성까지 성공한 SK 와이번스의 2년차 좌타자 한동민(24)은 선배들의 장점을 보고 배우며 자아실현의 꿈을 키우고 있다.
경남고-경성대를 거쳐 지난해 SK에 9라운드 전체 85번째 지명된 한동민은 190㎝ 95㎏의 건장한 체구를 지닌 우투좌타 외야수. 지난해 1군 7경기(7타수 2안타) 출장에 그쳤던 한동민은 이번 시범경기에서 2할7푼5리(40타수 11안타) 2홈런 9타점 장타율 5할2푼5리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개막 엔트리 입성까지 성공한 한동민은 현재 1군 3경기 10타수 2안타 1타점(2일 현재)으로 소박한 가운데 귀중한 경험을 쌓고 있다.

지난 2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는 4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한동민. 그러나 이날 경기서 한동민은 3타수 무안타 볼넷 1개로 3경기 연속 출루에는 성공했으나 안타 행진은 실패했다. 주포 박정권이 2군으로 내려간 가운데 한동민은 중심타선에 배치되며 경험을 쌓는 것 뿐 아니라 필요한 순간에는 제 잠재력을 현실화해야 하는 입장이다.
“4번 타자라기보다는 네 번째 타자라는 생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팀이 개막 후 승리를 얻지 못해 팀원으로서 책임감과 부담감을 갖고 나서고자 하고 있어요. 큰 스윙을 일관하기보다 중장거리 타자로서 단타가 필요한 순간에는 단타도 치고 장타도 때려낼 수 있는 타자가 되고 싶습니다”.
시범경기 동안 박정권과 유사한 타격폼을 보여주기도 했던 한동민은 자신에게 최적화된 타격을 찾고자 지금도 노력 중이다. 현재 한동민이 참고 중인 타격폼은 바로 중심타자 최정의 모습. 테이크 백 동작을 간소화하는 대신 타격 순간과 팔로 스윙까지 부챗살처럼 호쾌하게 퍼져나가는 스윙을 하고자 노력 중이다.
“시범경기 중반부에 장타가 잘 나오지 않아서 그 때보다 스윙을 조금 크게 가져가고 있어요. 워낙 팀 내에 좋은 선배님들이 많으셔서 보고 배우고 느끼는 중인데 지금은 정이 형의 스윙을 보고 배우고 있습니다. 특히 테이크 백은 짧게 가면서 타격 순간 크게 가는 스윙을 익히고자 하고 있어요. 외야 수비면에서는 (김)강민이 형의 모습을 보고 배우는 중이고 룸메이트인 (박)재상이 형께도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팀원들이 기본적으로 하는 훈련과 비디오 분석 외에도 한동민은 유튜브를 통해 자신이 대결해야 할 투수들의 스타일을 더욱 익히고 분석하고자 노력 중이다. 아직은 경쟁의 차점자로서 더 익히고 배워야 한다는 자세로 야구에 임하고 있는 한동민은 “부모님께서 제가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었다는 소식에 멀리 부산에서 올라오셔서 문학 2연전을 보셨습니다”라고 밝혔다. 자식으로서 뿌듯한 마음에 절로 사람 좋은 미소를 비춘 한동민이다.
“아프지 않고 스스로 몸 관리를 잘하면서 1군에서 출장 기회를 얻고 싶습니다. 제 개인 성적을 앞세우기보다 선배들의 모습을 보고 배우고 느끼면서 팀의 호성적을 우선으로 삼는 선수가 되고자 합니다”. 순박한 인상의 거구 타자는 신중한 자세로 보고 배우며 자신이 1군 선수로 자리잡을 수 있기를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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