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그대로다. LG가 개막 후 4연전 모두 좌완 선발투수를 상대한다. LG는 SK와 개막 2연전에서 조조 레이예스와 크리스 세든 두 좌완 외국인투수와 붙었고 2일에는 넥센 밴 헤켄과 마주했다. 그리고 3일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도 좌완 강윤구가 나온다.
마치 공식 같다. LG를 상대하는 팀이면 최대한 좌투수를 마운드에 올리려고 한다. 지난 시즌 LG는 좌완 선발투수와 맞붙은 경기서 승률 5할을 기록, 시즌 승률(0.442)보다 높았지만 그래도 상대팀은 주저하지 않고 좌투수를 낸다. 언젠가부터 좌타자가 많은 LG 타선을 저지하기 위한 최선책이 ‘좌투수 등판’으로 굳혀진 듯하다.
LG 김기태 감독 역시 이를 예상하고 있었다. 김 감독은 개막을 4일 앞두고 “아마 올 시즌에도 상대 팀이 왼손투수들을 많이 낼 것이다. 이에 대한 대비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2번 타순에 손주인, 6번 타순에 정의윤, 7번 타순에 문선재, 9번 타순에 정주현이 들어간 선발 라인업을 개막전부터 3경기 연속 고정했다. 이들 중 정의윤을 제외하면 지난 시즌 1군 무대서 150타수 이상을 기록한 이는 전무하다. 개막전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면 상당히 파격적인 기용이라 할 수 있다.

3경기의 승패만 놓고 보면 나쁘지 않다. 경기 내용 또한 괜찮다. 2일까지 LG는 2승 1패를 기록하고 있는데 타선이 맹타를 휘두른 적은 없어도 다 잡은 경기를 놓치거나, 경기 내내 끌려 다니기만 하는 모습은 전무하다. 하지만 좌투수 공략의 임무를 맡고 라인업에 들어간 타자들 중 정주현 홀로 좌투수 상대 타율 5할 출루율 6할6푼7리로 기대치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좌투수 상대 팀 타율 1할9푼4리로 상대 선발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했다.
특히 시즌 첫 패배를 당한 2일 경기서는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에도 밴 헤켄에게 철저히 타선이 침묵했다. 밴 헤켄은 6이닝 무실점했고 LG 타자들은 9회초가 돼서야 1점을 뽑아 영봉패를 면했다. 단순 우타자 만의 문제가 아닌 팀 공격의 핵을 이루는 좌타자의 부진 역시 크다. 리드오프 오지환(8타수 무안타)과 5번 타자 이진영(9타순 1안타)이 상위 타순서 연결고리가 되지 않고 있다.
김 감독은 2일 경기를 앞두고 타순에 변화를 주지 않은 부분에 대해 “이기고 있을 때는 계속 타순을 유지하는 게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다음 주 한화전까지 꾸준히 좌완 선발투수가 나올 것이다. 주말 두산전에서는 게릿 올슨과 이혜천이, 다음 주중 NC전에서는 아담 윌크와 노성호가, 다음 주말 한화전은 유창식과 이브랜드가 대기하리라 본다”고 전망했다.
일단 당장 3일 강윤구를 대비해야 하는 상황. 지난 시즌 강윤구는 LG전 평균자책점 3.10으로 시즌 평균자책점보다 약 1점이 낮았다. 결국 결과가 2일 경기의 재판이라면 개막 2연승의 상승세도 꺾일 지 모른다. 김 감독이 어떻게 라인업에 변화를 줄지, 또한 엔트리에 선발투수 임찬규가 들어가면서 야수 중 누구를 2군으로 보낼지 관심이 간다.
drjose7@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