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가 허무하게 1차전을 내주고 말았다. 믿었던 문태종(38)과 정영삼(29)이 끝내 터지지 않았다.
전자랜드는 2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2012-2013 KB국민카드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4강 1차전에서 울산 모비스에게 63-82로 완패를 당했다. 특히 전자랜드는 4쿼터 단 한 개의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도 잡아내지 못하는 굴욕을 맛봤다.
전자랜드는 3쿼터까지 56-54로 추격하며 대등한 승부를 펼쳤다. 정영삼(10점)과 문태종(6점)이 터져준다면 승부를 걸어볼 만했다. 하지만 두 선수는 4쿼터 무득점에 그쳤다. 아예 득점 시도 자체가 없었다. 전자랜드는 9점을 올린 리카르도 포웰을 빼면, 4쿼터에 득점한 선수가 아무도 없었다.

모비스 리카르도 라틀리프(27점, 12리바운드)를 당해내지 못했다. 그는 후반에만 23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골밑을 완벽하게 장악했다. 전자랜드는 리바운드에서 37-18로 두 배 이상 밀렸다. 특히 공격리바운드를 14개나 내주고 이길 도리가 없었다.
전자랜드에서 가장 많은 리바운드를 잡은 선수는 포웰(27점, 7리바운드)이었다. 디앤젤로 카스토(12점, 4리바운드)는 공격에서 선전했지만 라틀리프와 로드 벤슨(1점, 3리바운드)을 혼자 감당하기는 벅찼다. 나머지 전자랜드 선수들은 리바운드 3개 이상을 잡은 선수가 없었다.
반면 모비스는 함지훈(8점, 6리바운드, 4어시스트, 4스틸), 문태영(20점, 5리바운드), 양동근(11점, 5리바운드, 8어시스트, 2스틸)까지 골고루 리바운드에 가담했다. 전자랜드가 6강서 보여준 ‘벌떼농구’를 오히려 모비스가 실행한 셈이다.

전자랜드의 제공권 열세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부분이다. 하지만 이렇게 일방적으로 밀려서는 전혀 승산이 없다. 주태수(2점, 1리바운드), 한정원(1리바운드), 카스토 등 빅맨들 뿐만 아니라 다른 선수들도 적극적으로 몸싸움에 가담해야 한다.
유도훈 감독은 “상대의 거친 몸싸움을 농구라고 생각해야 하는데, 반칙 휘슬을 불지 않는다고 나약한 생각을 했다”며 선수들에게 실망감을 드러냈다.
골밑에서 어느 정도 대등한 승부가 된다면 결국 마무리는 문태종과 정영삼이 지어줘야 한다. 두 선수가 지키는 2-3번 라인은 전자랜드가 우위에 있는 포지션이다. 여기서 승부를 걸어야 한다. 지금처럼 승부처에서 슛한 번 제대로 던져보지 못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1차전에서 두 선수가 성공시킨 야투는 총 4개에 불과했다.
전자랜드의 운명은 문태종과 정영삼의 두 어깨에 달렸다.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양 팀의 2차전은 4일 울산에서 이어진다.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