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 실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
지난 2일 스승 김응룡 한화감독과의 대전경기에서 9-5로 승리한 직후 선동렬 KIA 감독은 "초반과 후반 실점은 아쉬운 대목이었다"는 총평을 남겼다. 길지 않는 멘트였으나 여기에 KIA마운드의 현주소가 담겨있었다. 마운드가 튼실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2일 현재 KIA는 개막 이후 3경기에서 2승1패로 순항하고 있다. 2승을 거둔 계기는 마운드라기보다는 23점을 뽑아낸 타선의 힘이었다. 특히 2번타자로 7타점을 쓸어담는 FA 이적생 김주찬의 활약이 오롯했다. 팀타율 2할5푼에 불과한 가운데 고비마다 결정타를 터르린 김주찬이 없었다면 이기기 힘들었다. 김주찬 효과에 기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마운드의 성적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팀 방어율 5.67를 기록하고 있다. 9개 구단 가운데 7위이다. 아직 3경기 성적이어서 변별력은 적지만 개막 이후 마운드에서 선감독의 마음에 드는 투구를 했던 투수가 없었다. 헨리 소사, 서재응, 양현종 등 선발투수들이 깔끔한 호투를 못한데다 불펜투수들도 실점을 했다.
불펜도 불안하다. 블론세이브를 기록한 필승조 박지훈의 구위가 정상이 아닌데다 소방수 앤서니는 2세이브를 거두었으나 모두 주자를 내보냈다. 특히 2일 한화와의 경기에서는 9회 2안타와 1볼넷을 내주고 2실점했다. 필승조에서는 최향남, 추격조에서는 박준표가 제몫을 했을 뿐이다.
결국 KIA는 선발과 불펜이 모두 안정화되지 않은채 시즌을 치르고 있는 형국이다. 마운드 불안으로 인해 이기더라도 매경기 깔끔하게 경기를 마치지 못하고 있다. 선 감독이 불만을 갖고 있는 대목이다. 에이스 윤석민은 이르면 15일, 늦으면 20일 이후에 복귀가 예상된다. 현재 캐치볼을 하고 있고 구위를 끌어올려 2군에서 실전 2경기를 소화해야 된다.
물론 희망적인 뉴스도 있다. 부상으로 개점 휴업했던 김진우가 복귀해 5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출전한다. 양현종도 완벽하지는 않지만 작년보다는 확실히 달라진 구위를 보여주었다. 더욱이 선 감독은 "시즌 초반이고 날씨 문제도 있다. 날씨가 따뜻해지면 마운드 사정은 훨씬 나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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